![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f14864e86f438.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12·3 비상계엄 1년과 관련해 사과를 거부한 장동혁 대표 등 현 당 주류를 겨냥해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전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여당 당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앞에서 계엄 1년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몇시간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며 "민주주의의 굉장한 회복력을 보여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존경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도서관에서 국회대로 쪽으로 나 있는 쪽문을 가리키며 "계엄 당일 밤 우리 국민의힘은 바로 저 좁은 문을 통해 어렵사리 국회로 들어가 계엄을 해제하는데 앞장섰다"며 "제가 (당대표 시절) 계엄 발표를 보자마자 했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메시지는 개인이 아닌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지지자들과 동료들의 마음을 담아 공식적으로 했던 메시지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날 밤 우리 국민의힘의 공식적 결단과 행동은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단호하게 국민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음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다만 "비상계엄 직전 더불어민주당의 폭거도 극에 달했던 상황"이라며 현 여권을 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은 당시) 헌법정신을 저버리고, 오직 머릿수로 밀어붙인다면 된다는 저열한 논리로 탄핵과 함께 국정을 마비시켰다"며 "정말 안타까운 건 당시 이재명 대표 유죄 판결이 줄줄이 예정돼있던 상황이라 우리가 버텨내기만 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상황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비상계엄이 모든 것을 망쳤다"고 지적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 국민들이 지킨 민주주의는 온전하게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렵고, 사실 더 나빠졌다"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 해 나라를 망쳤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성과 쇄신'을 재차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가 내일로 나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은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며 "해방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를 이룬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도 힘을 합칠 수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상식적인 시민이 뭉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상처를 입은 보수 지지자들께도 말씀드린다. 우리가 정말 어렵게 온 힘으로 만든 정권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게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 주역이니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자"고 덧붙였다.
그는 입장문 발표 이후 '오늘 국민의힘에서 사과라고 보기 어려운 메시지를 냈다'는 말에 "사과는 받는 사람 기준이고 그 사과를 받을 사람은 국민"이라며 "민주당에게 우리가 사과할 이유는 없다. 국민들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 역할론에 대해선 "저는 국민의힘 정치인"이라며 "국민의힘이 국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원내에서 고동진·정성국·정연욱·진종오·안상훈 의원 등이 자리했다. 수백명에 달하는 지지자들도 현장에 몰려 한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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