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 칩 중국 수출을 허용하면서 SK하이닉스가 추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H200은 HBM3E 8단(141GB)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로,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의 HBM3E 공급에서 SK하이닉스의 비중은 9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39b126c0181488.jpg)
이번 수출 허가로 H200 물량이 더 늘어나면 SK하이닉스 HBM 공급량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엔비디아의 H200 칩을 중국 등 승인된 해외 고객에게 수출하도록 허용한다"며 "미국이 강력한 국가안보를 유지하는 조건 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같은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H200은 최신 블랙웰 칩보다는 한 단계 아래 모델이지만, 현재 중국 수출이 가능한 저사양 모델 H20보다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수혜가 국내 반도체 업체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엔비디아 HBM3E 물량의 약 90%는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향 H200 수출 재개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주문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촉매"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 역시 HBM4를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 중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수혜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H200의 중국 수출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200에는 일반적으로 HBM3E가 6개 정도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H200은 기존에 인증과 검증이 끝난 모델로, 엔비디아가 일정 재고를 보유해 온 데다 이번 미국 정부 승인으로 출하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재고 소진 이후에는 신규 주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H200용 HBM3E는 대부분 SK하이닉스가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부 물량만 마이크론이 담당한다"며 "삼성전자가 최근 H200용 HBM 인증을 받으며 추가 진입 가능성은 열렸지만, 현 시점 공급 구조는 하이닉스와 일부 마이크론 중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H200이 최신 블랙웰이나 루빈이 아닌 기존 호퍼 아키텍처 기반이라는 점도 SK하이닉스의 우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부터 설계·인증을 맞춰 온 공급사가 SK하이닉스이기 때문이다.
다만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H200용 HBM3E는 이미 주요 고객과의 물량 협의가 상당 수준 완료된 상태라 전체 점유율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SK하이닉스가 90%를 차지한다는 수치는 다소 과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사인 만큼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당장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블랙웰보다 성능이 낮은 중간급 AI 칩이 필요하다"며 미 정부에 지속적으로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합산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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