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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왕고래, 원가·사업성 검토했나"…석유공사에 따져


“변수 많아 계산 의미 없다” 답변에 여러 차례 질문 이어가

[아이뉴스24 박지은·김민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정책토론에서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해상 자원 개발 사업,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성 검토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 대통령은 “석유나 가스가 난다는 전제하에 배럴당 생산 원가를 추산해 봤을 것”이라며 “70~80달러 수준이라면 국제 유가와 비교해 채산성이 낮은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변수가 많다고 계산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천억 원 투입을 검토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동해 심해 해역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석유·가스 자원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대국민 발표를 통해 해당 사업을 소개하며 “최대 수십억 배럴 규모의 자원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탐사 결과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추가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석유공사 측은 이날 토론에서 “변수가 많아 정확한 계산이 의미가 크지 않다”는 취지로 답했으나, 이 대통령은 “다른 산유국의 평균 생산 원가는 40~5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 유전의 원가 구조가 상대적으로 높은지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은 있어야 한다”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답변이 명확하지 않자 “결론만 말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석유공사의 수익 구조와 재무 상태도 점검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당기순손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 측은 국제 유가 하락과 금융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들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금융 비용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발생했을 것”이라며 “올해 적자의 결정적 이유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유가가 떨어지면 바로 어려워지는 구조”라며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재무 부담의 배경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추진된 해외 자원개발이 언급됐다. 석유공사 측은 당시 대규모 해외 유전 개발로 약 13조5000억원의 차입이 발생했고, 현재도 연간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로 쌓인 부채 부담을 지금까지 떠안고 있는 구조”라며 “에너지 안보를 명분으로 한 투자라도 경제성과 재무 건전성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석유공사가 자산 20조원, 부채 21조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에 놓여 있는 점을 지적하며 “부실 자산을 판다고 재무 상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석유공사 측이 3년 내 자본 잠식 해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그렇게 쉬웠다면 지금까지 이 상태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유전 개발이 국내 원유 수입의 약 5% 수준에 그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효과와 재무 부담을 함께 놓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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