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유통시장 절대강자로 떠오른 CJ올리브영과 무신사가 해외 소비자 공략을 강화한다. 온라인을 통해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미국·중국·일본 등 중심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온·오프라인 연계 '옴니채널'을 구축해 현지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공감대가 엿보인다.

올리브영, 내년 美 매장 4곳 출점…"K뷰티 쇼케이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내년 미국에 오프라인 매장 4곳을 출점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2곳에서 더 늘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호점은 오는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오픈한다. 패션·뷰티에 특화된 핵심 상권에 우선 출점해 유행에 민감한 현지 MZ세대 소비자를 먼저 공략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시기에 2호점도 곧바로 오픈할 계획인데, 로스앤젤레스(LA) 대형 쇼핑몰 '웨스트필드 센추리 시티'에 들어선다. 3호점과 4호점의 오픈 시기는 미정이지만, 각각 캘리포니아에 자리 잡는 게 유력하다.
미국 매장은 올리브영의 MD 큐레이션 역량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K뷰티 쇼케이스'로 조성된다. 한국 올리브영 매장과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이용한 북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체험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400여개 K뷰티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브랜드와도 협의 중이며, 향후 다양한 뷰티·웰니스 카테고리 상품을 폭넓게 추가 입점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이 미국 현지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K뷰티 인디 브랜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냄과 동시에 세계 최대 뷰티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세포라, 울타 등 뷰티 전문 유통사들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지만, 현지에서 가파른 K뷰티 성장률을 등에 업고 균열을 내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관세 영향 속에서도 K뷰티 매출은 3조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대 성장했다. 현지에서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올리브영은 미국 현지 물류센터를 비롯해 상품 소싱, 마케팅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처 전반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연계한 옴니채널을 구축, 구매 편의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한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반복 구매하는 쇼핑 패턴을 만들기 위해서다.

무신사, 中 상하이에 전략적 거점…국내 성공 사례 해외에 '이식'
무신사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첫 진출 국가로 점찍은 곳은 중국이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을 공식 오픈했다. 상하이는 전 세계 젊은 층의 트렌드 발신지로 부상하고 있고, 중국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도시라는 점에 주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라이브 룸'도 마련했다. 라이브 룸은 투명한 유리 박스 형태로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카(打卡, 핫플레이스 방문 인증)' 문화에 맞춰 사진 촬영과 개인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의 자발적인 라이브 콘텐츠 제작과 공유가 이뤄진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1호점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무신사는 향후 5년 동안 중국 내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 쉬자후이, 항저우 등 3개 지역에 추가 출점이 예정돼 있다. 2030년까지 중국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을 1조원 이상 달성하는 게 목표다.

무신사는 국내에서도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한 만큼 이를 해외에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거래액이 연평균 260% 증가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 내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혜택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옴니채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 2025'를 통해 현지 인기를 확인했으며, 내년 하반기 일본 내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2030년까지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로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무신사는 침체된 내수 시장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이를 넘어 다음 스텝을 밟는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K컬처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을 공략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