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남북 적대 완화, 통일부 역할"…'외교-통일' 갈등 교통정리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인내심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남북 간에 적대가 완화될 수 있도록, 신뢰가 조금이라도 싹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역할은 역시 통일부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통일부와 외교부 간 대북정책 주도권을 놓고 불거진 갈등에서 이 대통령이 통일부에 힘을 실으며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여서 통일부의 역할이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와 외교부는 최근 한미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첫 정례협의를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외교부는 북한 문제에 대한 를 국제적 공조와 한미 간 정책 조율은 외교 채널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통일부는 정례협의에 불참하고 미국과 별도로 대북정책을 논의하겠다고 맞섰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요새 제가 가끔 들여다보면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 과거에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돼 가는 것 같다"며 "북한과 우리가 민족공동체 이런 가치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서 보면 굳이 심하게 다툴 필요가 없다. 적대성이 강화되면 경제적 손실로 바로 직결되지 않나. 불필요하게 강 대 강 정책을 취하는 바람에 정말로 증오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전 분계선에 걸쳐서 삼중 철책을 치고 다리를 끊고, 도로를 끊고, 옹벽을 쌓는 경우가 처음이라는 거다"며 "수십 년 만에 왜 그럴까. 우리는 '북한이 남침하려고 한다'고 교육받아 왔고, 상당히 근거 있게 보이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북한은 '남쪽이 북침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삼중 철책을 치고, (남한) 탱크라도 넘어오지 않을까 해서 평원 지역에는 방벽을 쌓고, 다리 끊고, 도로 끊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략적인 욕망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보인다"며 "우리가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겠다는 얘기를 제가 드린 것처럼 남북 간에 소통하고 또 대화하고 협력하고 공존·공영의 길을 가야 되는데 지금은 바늘구멍 하나의 여지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의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접촉 자체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상황을 우리 입장에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개선해 나가야 된다"며 "일종의 업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게 전략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전략이었다면 그 전략도 바꿔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최근처럼 국제 질서가 급변하는 변동기에는 외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지금 국제 경제 질서조차도 사실 외교에 매우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진짜 안보"하며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 정책인데 결국 이 평화조차도 외교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가 결국은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재외공관이 문화 진출, 경제 영토 확장의 교두보, 첨병 역할을 해줘야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