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하며 전기차 산업이 효율과 친환경 중심의 시대를 넘어 주행 밸런스와 감성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고 고성능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로터스 엘레트라 900.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70d1e184616544.jpg)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와 중국 등 신생 업체들이 주도해 온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의 강점인 성능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레거시 업체들은 내연기관 시대부터 축적해 온 주행 기술과 감성을 전기차에 접목하며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력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페라리는 첫 순수 전기차 '일레트리카'를 통해 내연·하이브리드·전기차를 아우르는 멀티 에너지 전략을 제시하며, 고출력 모터와 정밀 제어 시스템으로 브랜드 특유의 감성적 주행 경험을 EV 시대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배터리는 섀시와 완전히 통합된 구조로 차량 중심부와 하부에 배치돼 동급 내연기관 모델 대비 80㎜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했다. 페라리가 자체 개발한 고출력·고효율 전기모터와 인버터가 탑재됐고, 3세대 48V 액티브 서스펜션과 섀시에 통합된 액티브 제어 시스템은 네 바퀴의 수직 하중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승차감과 핸들링, 차체 제어를 모두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로터스 엘레트라 900.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9634269b038598.jpg)
로터스는 '가볍게, 단순하게'라는 창립 철학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퍼 GT 에메야'와 '하이퍼 SUV 엘레트라'는 모두 100킬로와트시(kWh) 이상급 대형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전기차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낮은 무게중심(250㎜ 이하)과 클래스 최고 수준의 비틀림 강성을 확보했다. 배터리를 차체 바닥 깊숙이 매립하고 모터·인버터를 차체 중앙과 후방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전기차 특유의 '앞부분 무거움'을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 내연 스포츠카에 가까운 코너링 응답성을 구현했다.
아우디 RS Q6 e-트론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갖는 무게 문제를 고정밀 토크 벡터링과 롤 억제 알고리즘으로 극복했다. 이를 통해 SUV 전기차에서 흔히 나타나는 '코너 진입 시의 둔함'을 줄이고, RS 고성능 라인업 특유의 예측 가능한 리듬감 있는 핸들링을 전기차에서도 유지한다. 이는 전기 SUV 시장이 향후 출력보다 차체 제어 기술이 경쟁력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마세라티의 첫 전기 그랜드투어러(GT)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761마력(최대 1200마력)의 초고출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GT 본연의 목적에 맞춰 장거리 고속 안정성과 코너링 일관성에 집중했다. 92.5kWh T자형 배터리 구조는 좌우 무게 균형을 최적화하며, 이는 GT 주행의 리듬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이를 통해 '스포츠 드라이빙의 본질은 출력이 아니라 감성·리듬·반응성'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로터스 엘레트라 900. [사진=로터스자동차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ebac5e501377b5.jpg)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마그마'를 통해 고성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제네시스 '마그마'는 단순한 출력 경쟁을 넘어, 전기차 시대에 맞는 주행 감성과 밸런스 중심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특유의 높은 중량과 관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스펜션 튜닝, 차체 강성 보강, 공력 성능 개선을 핵심 영역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는 단순히 더 빠른 차가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우아한 주행 감성'을 고성능의 언어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로터스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되며, '가속력 몇 초' 중심의 성능 경쟁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이제 전동화 퍼포먼스의 핵심은 실제 주행에서 체감되는 코너링과 리듬을 통제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고성능 전기차의 가치는 단순한 직선 가속보다 브랜드의 엔지니어링 철학과 제어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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