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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논란' 윤리위 회부에…국힘 내분 표면화


한동훈 "이호선, 나와 동명이인 게시물 가족 것으로 조작"
이호선 "사설·칼럼 위주? 실제 댓글 보면 심한 표현 다수"
'당권파-친한' 확전 양상…"韓과 같이 못 가 vs 뭐가 문제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전날(30일) 한동훈 전 대표의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를 비방하는 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해 조사 결과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가운데 당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조사 결과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이튿날 한 전 대표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정면 충돌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3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당무감사위가 자신이 글을 작성했다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 조작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윤 전 대통령 내외를 비판하는 언론사 칼럼 등을 당원게시판에 작성한 사실은 있으며 본인은 이를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가족인 '진 ㅇㅇ 게시물'로 조작했다"며 "어제 대표 사례라고 발표한 게시물들을 당원게시판에서 검색하면 바로 조작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돼 있다"며 "동명이인 한동훈 명의 글은 바로 무관하다는 것이 탄로날테니, 동명이인 한동훈 명의의 상대적으로 수위 높은 게시물들을 가족 명의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작'에 대해 이호선 씨와 가담자들, 그 배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싸워야 할 때 이렇게 조작까지 하면서 민주당을 도와주는 의도가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저는 민주당 공천뇌물 등 민주당 폭거를 막기 위해 싸우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진 글에서도 "매번 민주당의 위기 때마다 나타나 민주당을 구해주는 '민주당 흑기사'가 국민의힘에 있습니다만, 우리는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윤어게인 이혜훈'으로도, '감사조작 이호선'으로도 민주당 공천뇌물을 덮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즉시 민주당 공천뇌물 등 '김병기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썼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5.12.16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왜 공식 질의에는 무응답하고 언론에만 해명하는가.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 10개를 보냈는데 그건 무시하고 언론에만 말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지금이라도 책임있게 서면으로 답을 보내면 그것까지 윤리위에 같이 송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한 전 대표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 해명에 대해 "사설과 칼럼 위주라는 것도 거짓"이라며 "실제 댓글에는 '숨통 끊어야 한다', '살고 싶으면 사퇴해라' 같은 표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전 대표의 말은) 논점도 명확하지 않다"며 "'나는 가입도 안하고 안 썼다'고 하는데, '본인 계정이 아예 쓰인 적이 없다는 것 확인했다'고 해명해야 정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동명이인 주장하기 전에 정말 떳떳하다면 왜 하필이면 진은정 글 160개 전부, 그 동명이인 한동훈 글 650개 중 646개가 삭제되었는지, 본인이 삭제하였는지, 가족이 삭제하였는지, 나는 모르는 일인지 밝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공방은 당사자 간 대립을 넘어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으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강명구 조직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 책임론을 언급했다. 그는 "절차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알만한 사람들이 빨리 이 문제를 찾아서 해명하고 사과하면 끝날 일이었다"며 "심증만 있다가 어쨌든 확정된 거지 않나. 인정할 건 인정하고, 해명할 건 해명하고, 사과할 게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털고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가) 가장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서 만약 당원게시판 사건처럼 책임이 없는 행동을 했다고 하면 이것만으로도 같이 가기 쉽지 않다"며 "가치가 중심이 되지 않은 부피의 확장은 결코 단단한 정당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친한계 핵심인 정성국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사 결과는 새롭게 밝혀진 사실도, 무엇이 위법인지 판단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따지고 보면, 익명성을 전제로 운영되는 공간에 공유된 대부분의 칼럼이나 사설이 대체 무엇이 문제였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역시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당무감사위원장이란 중요 보직자가 눈치도 없이 당의 중차대한 투쟁의 순간마다 끼어들어 자기 정치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며 "당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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