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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극복의 길, 표준화된 치매 코호트 구축 外 [과학게시판]


화재와 폭발 위험없는 전고체배터리 개발

노인이 태블릿PC로 간단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노인이 태블릿PC로 간단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함에도 국내에는 연구자들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치매 연구 데이터와 시료가 부족하다. 데이터의 형식이 각기 다르며 품질이 보장되지 않았다. 실제 임상 연구나 신약 개발에 바로 활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팀이 표준화된 치매 코호트(통계 인자 공유)를 구축했다.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표준화된 치매 코호트 구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Korea Dementia Research Center, 단장 묵인희)’ 의 치매연구정보통합·연계시스템(DPK), 기초·임상연구레지스트리(TRR) 구축성과가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실렸다.

묵인희 단장(KDRC)을 총괄로 김행준 전문위원(KDRC), 김기웅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서상원 교수(삼성서울병원), 이종민 교수(한양대), 정선재 교수(연세대) 등 국내 치매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규모 공동 연구를 통해 이뤄진 성과다.

이번 성과는 국내 치매 연구 인프라의 표준화 수준과 데이터의 질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학계로부터 공식적으로 검증받았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사업단은 국내 최초로 치매 관련 데이터를 다양한 치매 연구에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최소 공통 데이터셋(Minimum Common Dataset, MCD)’을 확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 29개 병원(진료과 기준 64개)과 협력해 2028년까지 총 3000명 모집을 목표로 현재까지 1765명 대상자의 △임상 정보 △신경심리검사 △뇌 MRI와 아밀로이드 PET 영상 △혈액 검체(인체유래물) 등을 정밀하게 수집했다. 이 과정을 학술지에 공개했다.

각기 다른 영상 장비와 진단 기준을 표준화했다. 딥러닝 기술로 개인정보를 보호(Defacing)하는 등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인 방법론이 이번 학술지 게재를 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 성과의 핵심은 단순한 데이터 축적이 아닌 ‘활용’에 있다. 치매 연구를 수행하는 국내 연구자라면 누구나 ‘DPK 플랫폼(www.dpk.re.kr)’에서 분양신청을 통해 심의를 거쳐 비식별화조치 와 검증이 완료된 고품질의 인체 자원(혈액, 데이터)을 분양받을 수 있다.

노인이 태블릿PC로 간단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연구팀이 표준화된 치매 코호트를 구축했다. [사진=서울대]

묵인희 교수는 “이번 논문 게재로 우리가 분양하는 자원의 신뢰도가 국제적으로 입증됐다”며 “개별 연구자들의 데이터수집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구축한 TRR-DPK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바이오마커 발굴과 치료제 개발 등 창의적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재·폭발 없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SS, 원장 이호성)은 화재와 폭발 위험을 원천 차단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KRISS 첨단소재측정그룹은 고체전해질 분말에 다기능성 화합물을 코팅하는 방식을 적용해 기존 생산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초고밀도의 대면적 고체전해질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와 폭발에 취약하다. 한 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어렵다.

연구팀은 기능성 리튬계 화합물을 고체전해질 분말 표면에 얇게 입히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표면에 형성된 코팅층은 소결 과정에서 리튬 원소를 공급하는 동시에 리튬이 휘발하지 않도록 보호한다. 입자 간 결합력을 높여주는 납땜(Soldering) 효과를 내어 전해질막의 밀도를 극대화한다.

해당 고체전해질 막의 전기전도도를 20배 이상 감소시켜 전지 내부 전류 손실 위험을 크게 낮췄으며 이를 통해 전고체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UNIST 연구팀, 대칭성 물질 기반 스핀트로닉스 소자·양자 소자 설계 단서 제시

손대칭성 물질을 통과한 전자의 스핀이 한쪽 방향으로 정렬되는 현상은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기술의 토대이다. 이 현상의 구체적 과정은 미궁이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전자의 스핀 분포를 실공간에서 관찰하는 실험을 통해 이 문제에 해답을 제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남궁선·박노정 교수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빙하이옌 교수팀과 함께 손대칭성 물질이 전자의 스핀 방향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손대칭성 물질이 특정 방향의 스핀을 걸러내는 수동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주를 이뤘는데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다.

손대칭성(키랄성)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얼핏 보면 모양이 같게 생겼다. 절대로 포개질 수 없는 구조를 말한다. 우리 몸의 DNA나 용수철도 꼬인 방향에 따른 손대칭성이 있다.

이런 나선형 손대칭성 물질에 전류를 흘리면 특정 방향의 스핀을 가진 전자만 통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를 만들 수 있는 원리이다.

이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두고는 학계 해석이 엇갈려 왔다. 손대칭성 물질이 원하지 않는 스핀은 튕겨내고 맞는 스핀만 통과시킨다는 ‘스핀 필터’ 가설과 전자의 스핀 방향을 물질의 구조에 맞춰 변화시킨다는 ‘스핀 편극자’ 가설이 맞서 온 것이다.

연구팀은 원자들이 나선형으로 꼬여있는 무기물인 텔루륨 나노선을 이용해 이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텔루륨 나노선에 그래핀 전극을 연결해 전류를 흘린 뒤, 이를 특수 현미경으로 관찰한 실험이다.

관측 결과, 나노선과 전극에서 나타난 스핀의 방향(부호)이 서로 같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기존에 유력했던 ‘스핀 필터’ 가설과는 배치되며 ‘스핀 편극자’ 가설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손대칭성 물질이 필터 역할을 한다면, 걸러진 스핀과 통과한 스핀의 부호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남궁선 교수는 “오랫동안 논쟁 대상이 됐던 손대칭성 물질 내 스핀의 거동을 명확히 시각화해 증명해낸 연구”라며 “앞으로 손대칭성 물질을 기반으로 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와 양자 소자 설계에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금속 없이 전고체 배터리 성능↑

국내 연구팀이 비싼 금속을 추가하지 않고도 구조 설계만으로 전고체 배터리 성능을 단번에 수 배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총장 유홍림) 정성균 교수, 연세대(총장 윤동섭) 정윤석 교수, 동국대(총장 윤재웅) 남경완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저비용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폭발과 화재 위험이 낮고 성능이 우수한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고체 전해질 내부에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산소(O²⁻)와 황(S²⁻)과 같은 ‘이가 음이온’에 주목했다. 이가 음이온은 전해질 내부 구조의 기본 틀에 들어가 결정 구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값싼 지르코늄(Zr) 기반 할라이드 전고체 전해질에 이가 음이온을 도입해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설계 원리는 ‘프레임워크 조절 메커니즘’이다.

전해질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를 넓히고 이동 과정에서 마주치는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리튬 이온 주변의 결합 환경과 결정 구조를 조절해 이온이 더 빠르고 쉽게 이동하도록 했다.

서동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값싼 원료로도 전고체 배터리의 비용과 성능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외부 충전 없이 장기간 작동, 차세대 베타전지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이건우)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 연구팀은 첨가제와 반용매 공정 제어 기술을 적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베타전지의 핵심 구성 요소인 방사선 흡수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통해 방사선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크게 개선했다. 외부 충전 없이 장기간 작동 가능한 고성능 차세대 베타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베타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베타선(전자)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베타전지는 방사선 흡수체 소재의 낮은 에너지 변환 효율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DGIST 인수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인 탄소-14(Carbon-14) 나노입자를 베타선원으로 적용했다. 방사선 흡수체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도입했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박종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제조 과정에서 메틸암모늄 클로라이드(MACl)를 첨가제로 활용하고 이소프로판올(IPA)을 이용한 반용매 공정이 결정 성장과 결함 제어에 효과적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베타전지는 10.79%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베타전지의 최고 보고 효율(약 1.83%) 대비 약 6배 향상된 수치이다. 15시간 이상의 연속 구동 시험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 전력 출력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고려대 연구팀, 감염 원인과 인체 반응 동시에 진단 기술 개발

고려대(총장 김동원) 화공생명공학과 봉기완 교수가 미시간대 화학공학과 민주하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감염을 일으킨 병원체와 이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진단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 미세입자 기반 현장형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감염병 진단 분야에서는 어떤 병원체에 감염됐는지뿐만 아니라 환자의 몸이 그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함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진단 방식은 병원체만 확인하거나, 면역 반응을 따로 검사해 진단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종합적 판단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MIDAS(Multiplexed Intelligent Diffraction Analysis System)’라는 새로운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MIDAS는 미세한 하이드로젤 입자를 활용해 별도의 장비 없이도 세균 유전자 정보와 인체 염증 반응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재료연 기술사업화 기업 ‘큐솔루션즈’, KST로부터 2억 투자 유치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에서 개발된 ‘공기질·부유미생물 관리 기술’과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기반 맞춤형 실내환경 자율제어 기술을 사업화한 기업인 큐솔루션즈(대표 김도근)가 지난해 12월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대표 최치호)로부터 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큐솔루션즈는 재료연에서의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실내공기 중에 존재하는 환경유해인자(VOC, 초미세먼지, 라돈 등)와 생물학적 유해인자(부유세균, 바이러스 등)를 ‘측정’에서 끝내지 않고 ‘예측’과 ‘운영 관리’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무실·실험실·의료/교육시설 등 많은 사람이 모여 활동하는 실내 공간에서 환경유해인자 상태를 상시 감시한다. 건강 위험도를 예측한 후 설비운영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감지-예측-관리’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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