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한국과 미국의 쿠팡 주주들이 쿠팡을 상대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축소·은폐하고 사이버 보안 수준을 과장 공시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며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쿠팡이 국내에서 해명한 내용도 허위·기망 진술이라며 미국 법원에서 이에 대한 책임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뉴스룸]](https://image.inews24.com/v1/8c15935b12b658.jpg)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의 쿠팡 주주로 구성된 원고 측은 국내에서 이뤄진 허위·기망 진술까지 소송 대상에 포함해 미국 쿠팡 본사가 소재한 시애틀 관할 법원에 제소했다. 원고 측은 해당 진술과 공시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의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관할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의 공동피고에는 미국 쿠팡 본사와 한국 쿠팡, 그리고 김범석 최고경영자, 가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매더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개인 피고가 함께 명시됐다. 원고 측은 이들이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원고 측은 쿠팡이 정기 공시와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사이버 보안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내부·외부 침해를 막기 위한 보안 절차와 통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5년 6월경부터 해외 서버에서 발생한 침해로 한국 고객 약 3370만 명의 계정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초기에 제한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소장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배송지, 주문 이력 등이 포함됐으며 결제정보나 비밀번호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한국 내 거의 전 이용자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사안이 확대됐다.
주가 하락 과정도 주요 쟁점이다. 쿠팡 주가는 침해 사실이 단계적으로 공개될 때마다 하락세를 보였고, 원고 측은 허위·누락 공시로 주가가 인위적으로 유지되다 진실이 드러난 이후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25년 5월 7일부터 12월 16일까지 쿠팡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전원이 이번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이 집단에는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쿠팡 주주가 모두 포함된다.
원고 측은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법 제10(b)조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인 Rule 10b-5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경영진이 보안 취약성과 침해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긍정적인 메시지를 반복해 시장을 오도했다는 것이다.
이번 주주 집단소송에는 한국에서는 위더피플 법률사무소가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3개 현지 로펌이 공동으로 원고를 대리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손해액은 향후 증거개시와 손해액 산정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영기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국내 쿠팡 자회사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전체 수익의 약 88%를 거두고 있는 미국 기업 쿠팡의 허위 및 기망적 진술, 또는 부실한 공시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집단소송으로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고, 국가적 자존심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국민적 자긍심과 존중,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서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집단소송제 전면 확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6일 오기형·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과 소비자 피해 사건을 포괄하는 집단소송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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