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여성 연구자 논문이 남성 저자 논문보다 심사 기간이 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그동안 이를 두고 ‘그렇다’ ‘아니다’는 논쟁이 이어져 왔다.
동료 평가 제도가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이번 논문을 두고 국내 전문가들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지 못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당 연구팀은 전 세계 연간 발표 논문의 36%(약 3650만 논문)를 차지하는 의학과 생명과학 분야 논문 전체를 대상으로 성별 격차를 연구했다. PubMed 데이터베이스에 색인된 모든 논문(약 3만6000 의학·생명과학 저널에 실린 3650만편 이상의 논문)을 분석했다.
![여성 연구자 논문이 남성 저자 논문보다 심사 기간이 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GEMINI]](https://image.inews24.com/v1/20fbd002881ec9.jpg)
그 결과 여성 저자 논문은 심사에 걸리는 시간 중앙값이 남성 저자 논문보다 7.4~14.6% 더 길었다. 여러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차이가 유의미하게 유지됨을 확인했다.
저소득 국가 저자들은 추가로 더 긴 심사 기간을 경험하는 경향도 있었다. 여성 연구자의 참여는 점점 늘었는데 교신저자 중 비중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성별 격차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분석 결과 논문(논문명: David Alvarez-Ponce, et al. Biomedical and life science articles by female researchers spend longer under review)는 21일 ‘PLOS Biology’에 실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 결과를 두고 설득력이 부족하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는 이번 논문에 대해 “보통 학술지는 심사할 때 저자 이름을 뺀 채로 논문을 심사위원에게 보내는데(anonymous peer review) 이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다”며 “논문 중간에도 언급됐듯이 여성 저자의 경우 심사 결과를 받고 논문을 고치는 데 더 오랜 시간을 쓸 가능성이 있는데 이 부분이 분명하지 않아서 논문의 주장에 충분히 설득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홍진규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는 여성 비율이 낮은 영역이 적지 않은데 성별 이슈에 더해 연구자의 국적, 소속 기관, 경력 단계 등 다층적 정체성이 심사와 편집 과정에서 암묵적 편향의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교수는 “여성 교신저자 효과의 크기와 방향은 분야·저널 운영 방식·측정 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 같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조사 분석을 기반으로 국내 고유의 연구·출판 환경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더불어 제도의 효과성 평가를 토대로 학술지 평가 기준에 형평성·투명성 관련 지표를 보완하고 그 효과를 측정할 방법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전례없는 샘플 규모는 논문의 가치가 있는데 여성 저자 논문의 7~14% 심사 지연을 성차별로 볼 수 있는 인과관계는 증명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박 교수는 “여성 저자 논문 인용률이 더 높다는 일부 선행 연구도 있다”며 “수백 년 동안 서구에서 유지된 과학계의 동료평가(peer-review) 대신 출판 후 평가(post-publication review) 체제 도입 등 대체 시스템을 검토할 때가 온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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