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추가분담금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서울 강남권은 노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5년차 미만의 신축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노후 아파트값이 오르는 배경에는 재건축 대상 단지가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지난해 12월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5.22로 1년 전 96.53보다 19.4%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남권의 입주 5년 이하 상승률은 11.9%에 그쳤다. 5년 초과~10년 이하는 13.7%,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6.5%였다.
![은마아파트 전경. 2025.09.08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f2b86294115f28.jpg)
신축 아파트보다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얘기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준공 후 10년까지는 신축으로 여기며, 15년까지도 '준신축'으로 분류된다. 20년 초과하면 노후 아파트로 여겨지며, 재건축 연한은 30년이다.
지수보다 체감이 쉬운 실거래가로도 이런 사실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43억1000만원(13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4년 10월에 29억4800만원(5층)에 손바뀜된 것을 고려하면 13억6200만원 높아졌다.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 중 하나다. 이에 비해 인근의 준신축 아파트값은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인근의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47억5000만원(21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인 2024년 11월 39억3000만원(30층)보다는 8억2000만원, 같은 해 12월 35억5000만원(21층)보다는 12억원 높아져 은마아파트와 차이를 보였다.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는 2015년 9월에 준공해 올해 입주 12년차로 1278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서울 한강 이남의 11개구를 포함한 강남지역으로 넓혀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강남지역의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13.1%였다. 5년 이하,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10.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한강 이북 14개구를 포함하는 강북지역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강북지역의 20년 초과 아파트값 상승률은 5.4%로 나타나, 5년 이하 아파트(5.8%),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10.4%)보다 낮은 편이었다.
강북지역 중 동북권도 5년 이하 신축아파트가 1년 새 4.5%,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10.1% 상승했다. 20년 초과 아파트도 4.3% 상승해 동남권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서울 동북권에는 노도강3구(노원·도봉·강북구)를 비롯해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구가 포함된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신축아파트 선호도가 높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선호)'이라는 말이 떠오른지 꽤 됐다. 하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노후 아파트 상승률이 신축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의 재건축 아파트 3.3㎡(1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24.35% 오른 1억784만원으로 처음 1억원대에 진입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강남구 일반 아파트의 평당 평균가는 8479만원으로 이보다 2305만원 적었다.
강남권은 노후 아파트가 즐비한 데다, 향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에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어도 향후 기대감에 재건축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은마아파트만 봐도 전용 76㎡ 소유주가 전용 84㎡ 아파트를 새로 받기 위해선 5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건축 이후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권에서는 추가분담금이 많아도 이를 상쇄하고 남을만큼 추가 시세차익을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신축보다는 노후아파트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강남권은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어 조합원 자격을 승계받으면서 매수하기가 어려운데, 정비사업의 기대감이 커질수록 향후 재건축 물건에 대한 희소성도 커질 것이란 진단이 많다.
송 대표는 "재건축 물건이 시장에 많이 쏟아진다면 가격이 떨어질 여지도 있겠지만, 조합원 승계 조건이 까다롭고 향후 강남을 대체할만한 주거지가 없어 조합원 승계가 가능함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이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집값을 잡으려고 계획하고 시행하는 규제가 되레 매물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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