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혜훈 전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곧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갑질' '투기' 등 여러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신분을 유지하며 경찰 수사에서 비켜나 있었지만, 후보자직에서 낙마하면서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f1f54ea1de2ad.jpg)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의원과 관련해 "(고발 건이) 7건 접수돼 진행 중이다. 절차대로,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UCLA 경제학 박사 출신의 경제 전문가다.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의원으로 서울 서초구갑에서 출마해 처음 당선된 뒤 18대, 20대(새누리당) 의원을 역임했다.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했다고 밝히면서 국회 예결위 간사, KDI 연구위원 등을 지낸 점을 들어 '정책과 실무에 능통'하다고 설명했다. 또 의원 재직 시절 경제민주화 철학 기반의 입법 활동과 불공정 거래 근절, 민생 활성화 추진 이력 등을 근거로 기획예산처의 국가 중장기 전략 수립과 미래 성장동력 회복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지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시 탄핵반대 집회 연단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는 내란 행위"라며 윤 전 대통령의 12·3 내란을 두둔한 전력이 있으나 청와대와 여당은 '이혜훈 카드'를 고수했다. 이 전 의원도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입장을 바꿨다. "당시는 제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후 갑질, 투기, 아들 병역특혜 의혹 등이 구체적 증거들과 함께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이 전 의원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는 있어 보이지만 국민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공정하지 않겠느냐"고 해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는 했으나, 이 전 의원이 반성이나 사과 의사가 없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결국 청와대는 전날 "보수정당에서 3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발표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고발 건은 총 7건이지만 중복 내용 등을 제외하면 크게 세 가지다. '갑질', '투기', '자녀 관련 비리' 등이다. 수사는 이 전 의원 주거지 관할서인 방배경찰서에서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이른바 보좌진에 대한 폭언·갑질 의혹이다. 2017년 바른정당 소속 20대 의원 시절 인턴·보좌관에게 한 폭언 녹음파일이 언론을 통해 폭로됐다.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듣느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아이큐가 한 자리냐"는 등 인격을 모독했다. 자신의 이름이 나온 언론 보도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이와 함께 직무와 무관한 사적 업무를 보좌관들에게 시키는 한편, 보좌진 간 동향 보고를 하게 하는 등 상호 감시를 강요했다는 의혹과 서울 중·성동구 당협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명목으로 기초의원에게 삭발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있다.
투기 의혹도 여러 건이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낙마의 직접적 비위 의혹으로 꼽고 있다. 2024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해 이미 결혼식까지 마치고 분가한 장남을 자신 세대에 '미혼 부양가족'으로 남겨 두는 수법으로 분양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렇게 얻은 시세 차익이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결혼 직후 장남 부부 관계가 파경을 맞아 혼인신고도 세대 분리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청약 당첨 이후 관계가 좋아진 것이냐고 한 위원이 묻자 이 전 의원은 "모든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인천공항 개항을 1년여 앞두고 영종도 일대 토지를 매입해 6년 만에 3배 이익을 거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차남과 삼남의 병역 근무 편의를 봐주기 위해 병역당국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남이 2014년 서울 서초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는데, 이전에는 없던 자리다. 삼남도 2019년부터 1년간 서울 방배경찰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고, 이 자리는 2021년 폐지됐다. 이 전 의원은 서초구에서만 3선을 했다.
경찰은 이들 고발 건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로, 조만간 강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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