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 연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는 업계에 여러모로 충격을 안겼다. 국내 게임 이용률이 1년 새 10% 가까이 떨어진 50.2%를 기록해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인 지난 2020~2022년 게임 이용률 70%를 기록한 황금기의 영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 조사에서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이용 시간 부족(44.0%)', '흥미 감소(36.0%)'. '대체 여가 발견(34.9%)'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게임을 대신하는 여가 활동으로는 OTT·숏폼 등 '영상 시청 활동(86.3%)'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제 게임사도 OTT를 만들어야 하냐"며 자조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 [사진=아이뉴스24DB]](https://image.inews24.com/v1/ec66c7a1052b71.jpg)
이 조사의 심층면접(FGI) 결과를 보면 현재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좀 더 솔직한 대답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한 50대 남성은 "소액결제만 했는데도 나중에 휴대폰 요금을 보면 한 달에 2만원, 3만원씩 열 번 이상 쓴 걸 보고 그만두게 됐다"며 국내 게임의 과금 구조에 대한 피로도를 호소했다. 한 30대 남성 미이용자는 "게임 자체가 일단 재미가 없다. 모든 게임사가 똑같은 주제로 계속 반복만 한다"며 장르 획일화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시간이 없다', '숏폼이 더 재밌다'는 객관식 응답 대신 다양성 부족, 많은 시간·비용을 소모하는 구조 등 K-게임의 근본적인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포춘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3.1% 성장(CAGR)을 이어가는 만큼, 게임이 숏폼·OTT에 밀린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국내의 경우 모바일 게임 이용률 감소에도 PC(58.1%)·콘솔(28.6%) 게임 이용률과 이용 시간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결국 질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한 '웰메이드' 게임을 제공하는 것만이 게임 이용률 위기를 탈출할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MMORPG 위주에서 벗어나 콘솔·PC게임 등 장르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애니메이션 기반 '서브컬처' 게임 등 또 다른 '장르 쏠림' 현상이 관측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콘텐츠진흥원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웹툰·애니메이션 등 원작 기반(OSMU) 게임 이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용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다. FGI에서는 원작 활용 게임이라 하더라도 게임 자체의 재미나 매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것은 서브컬처 게임을 만들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검증된 IP나 장르를 활용하더라도 언제나 게임의 본질은 '재미'와 '경험'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혁신 없이 또 다른 '리니지라이크' 찾기에만 몰두한다면 이용자들은 게임이 아닌 넷플릭스로 향할 것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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