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배정화 기자]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갈등 해결을 위한 공론화가 추진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갈등 해결을 위해 의제 숙의 워크숍과 100인 원탁회의를 결합한 숙의형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제주도는 26일 고승한 도 사회협약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공론화 추진단'을 공식 위촉했다.
향후 추진단은 의제 설정부터 원탁회의 운영까지 공론화 전 과정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27일에는 서녹사(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추진단은 2월 중 의제 숙의 워크숍을 통해 도로 개설과 환경 보전의 가치를 종합 검토해 2~3개의 핵심 의제를 도출할 방침이다. 3월 중에는 시민 100인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해 최종 대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하 서녹사)은 26일 성명을 통해 "공론화 자체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행정의 책임을 주민 갈등으로 치환할 위험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오류와 위법을 저질러 온 제주도가 공론화의 설계자이자 진행자로 나서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론화라는 미명아래 찬성과 반대 주민을 한자리에 불러 앉히는 방식은 행정 행위의 적법성과 책임을 뒤로 밀어내고 주민 간 대립을 전면에 세운다"면서 "이는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을 확대하고 고착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녹사가 주장하는 쟁점은 4가지다.
첫 번째는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으로, 제주도가 2022년 2월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문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는 주장이다. 제주도는 당시 국토부에 제출한 우회도로 예비타당성 조사 요구서에 '민원, 소송 등 분쟁 가능성은 없음'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서녹사는 이보다 한 달 여전에 이미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특히 2019년 7월 4일에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와 제주도 건설과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두 번째 쟁점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환경영향평가법 30조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인 절차에서 국한되지 않고,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 환경 보호 대책이 이행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제주도는 2020년 5월 27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가운데 1.5km 구간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했다. 이 협의는 같은 해 7월 7일 마무리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 보다 앞선 6월 5일 우회도로 사업 실시계획을 미리 고시했다. 7월 1일자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도로는 실효되기 때문이다.
당시 고윤권 도시건설국장은 7월 23일 도의회 예결위에서 협의가 완료되기 전인 6월 5일에 실시계획을 공고(고시) 했고, 다만 협의 과정에서 재협의 요구나 재심사 대상 통보 같은 '중대한 하자'는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서녹사는 이러한 절차 위반은 사업이 원인무효 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쟁점은 사업 성격의 변경이다.
7월 1일자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도로가 실효되었고, 당시 서귀포시는 서귀포시 서홍동 1380-9에서 토평동 1046까지와, 서홍동 1530-2에서 동홍동 565-10까지의 도로 계획이 실효됐다며 2020년 7월 6일 서귀포시청 홈페이지 고시 공고판에 게시했다.
하지만 서녹사는 "도시우회도로의 사업자는 제주도이지 서귀포시가 아니기 때문에 서귀포시청 홈페이지 고시 공고판에 게시한 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시기 서귀포시 상예동 예래유원지 도시계획시설 실효 고시는 제주도 홈페이지 공고판에 올라갔다.
서녹사는 제주도가 우회도로 구간의 실효 사실을 최대한 감추고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네 번째 쟁점은 생태계 보호 문제다.
제주도는 2025년 10월 25일 공고한 약식환경영향평가 항목에 야생생물을 '해당 없음'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서녹사는 "서귀포시 우회도로 공사를 시작하기 전인 2021년부터 매년 장마철에 서홍천에서 맹꽁이 조사를 실시했고, 6월 하순에는 맹꽁이 울음소리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울음소리는 녹음파일로 만들어져 2021년과 2022년 영산간유역환경청에 전달했다.
서녹사는 이외에도 이 구간에 멸종위기종 맹꽁이, 천연기념물 무태장어 서식지(서홍천), 천연기념물 원앙(천지연)이 존재하고 있다며 상반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배정화 기자(bjh988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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