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18일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공약개발본부와 인재영입위원회를 동시에 출범시키는 한편, '한동훈 제명' 역풍으로 심화된 당 내 갈등을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재신임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당 내 반발 진압, 지방선거에 집중'이라는 배수진을 친 셈이지만 쇄신을 요구하는 반대파에게도 직을 걸 것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집중력이 당 내 갈등 증폭으로 오히려 흩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1892242f641b9.jpg)
당은 5일 지선 정책공약 개발을 총괄할 공약개발본부와 선거 후보를 선별할 인재영입위원회를 동시에 띄웠다. 합당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보다 앞선 결정이었다. 공약개발본부장으로는 재선의 박수영 의원, 인재영입위원장에 역시 재선의 조정훈 의원을 임명한 장 대표는 두 위원회를 통해 지선에서 '유능한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전날 장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언급된 선거 연령 만 16세 이하 하향,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리노베이션 태스크포스' 구상 등을 포함해 지선 승리를 위한 '파격적인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블라인드 인재 모집'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힘과 빽'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고, 후보자의 역량과 공직 수행 의지만을 검증해 공천 헌금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도 지선 준비 조직의 첫 출범에 힘을 실었다. 그간 당심 확대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여론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지선 공천 룰을 현행 민심 50%·당심 50%로 유지하기로 이날 최종 확정한 것이다.
정점식 당 정강정책·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은 오후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뒤 "의원총회에서의 발언과 각 지역 여론조사를 종합해볼 때 굳이 '7대 3'으로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키우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오전엔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정기 당무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장 대표가 하위 37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한 교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경고 처분만 한 뒤 일단 유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수도권 친한(친한동훈)계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은 것이다.
당내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에게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며 "이제는 내부 분란을 정리하고 정상적으로 지선 준비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ae403c5b20b6c.jpg)
그러나 이와 같은 '안정기'는 오후 장 대표의 거취 관련 '긴급 기자회견'으로 얼마가지 않아 뒤틀렸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부터 내일까지 양일 간 제주 방문 일정이 예정된 장 대표는 "비행기 타기 전 무거운 짐을 좀 내려놓고 가려고 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한 전 대표 제명과 관련해 자신에게 사퇴나 재신임 투표를 요구해온 친한계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용태 의원을 향해 "전 당원투표를 수용하겠다"면서도 "그 결과에 따라 당대표직과 의원직을 내려놓을 테니, 이를 제안한 사람도 직을 걸라"고 맞섰다. 오전 내세웠던 단합 기조와는 배치되는 사실상의 '전면전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장 대표는 또 "당대표에 대한 사퇴나 재신임 요구는 개인 리더십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당원들에 대한 도전"이라며 "소장파·개혁파·혁신파라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오 시장은 오후 국회 토론회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원직과 시장직을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는 발언은 공직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도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며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김종혁·함운경 등 친한계 당협위원장들은 "내가 직을 걸 테니 전 당원투표를 하자"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장 대표가 전당원투표에서의 승리를 자신하며 반당권파를 향해 세 과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그가 지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 쇄신 목소리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본인 리더십 약화 대응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울어진 당내 지형에서 현직 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이 '사생결단'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상 속에, 내부에선 장 대표의 '으름장 정치'가 당의 지선 준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도 아니고 지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재신임을 물으려면 당원이 아닌 전 국민들에게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장 대표가 일반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받을 용기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부가 지금 해야할 일은 통합과 화합이지, 자꾸 분파적인 목소리를 내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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