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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1.4조 배터리 공장 지분을 단돈 14만원에 산 사연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서 합작 형태로 운영해오던 배터리 공장 '넥스트스타 에너지'를 단독 운영키로 하면서 스텔란티스 측의 지분을 최근 단돈 100 달러에 인수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원래 이 지분 가치는 1조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최소 1조4000억원이었던 지분 가치가 불과 4년만에 100달러가 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이 공장이 스텔란티스에는 쓸 모가 거의 없어졌고, LG에너지솔루션에겐 큰 돈 들이지 않는 한 여전히 유용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넥스트스타 에너지 링크드인 캡처]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넥스트스타 에너지 링크드인 캡처]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합작으로 설립한 배터리 공장이다. 지분은 LG가 51%이고 스텔란티스가 49%다.

설립 당시만 해도 이 공장은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확대 전략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평가됐다. 넥스트스타 에너지가 북미 전체에 팔릴 스텔란티스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공장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넥스트스타 에너지 링크드인 캡처]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2022.03.23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하지만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요는 줄고 공장 운영 비용만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스텔란티스의 전략도 바뀌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 향후 4년간 130억달러(약 18조원)를 미국 공장에 투자해 신차 5종을 출시하고 연간 생산량을 50% 확대하며 약 5000개 일자리 창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캐나다에서 생산할 예정이던 차세대 지프 컴패스 생산라인을 미국 일리노이주로 옮기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압박에 북미 생산기지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바꾼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계약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조금 환수와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의 경고에도 사업을 철수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넥스트스타 에너지 링크드인 캡처]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스텔란티스는 특히 전기차 생산 계획 조정과 배터리 공급업체 보상 비용 등을 반영해 지난해 4분기에 약 220억유로(약 37조원)를 손실(비용) 처리했다. 이때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지분 가치도 손실로 털어낸 셈이다.

또 합장 공장 설립당시 LG와 체결했던 계약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도 스텔란티스에게 부담이 됐다. 다만 스텔란티스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가 필요할 경우 이 공장 제품을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삭감한 이후 지난해 대미 전기차 수요가 90% 줄었다"며 "미국 '빅쓰리(BIG 3)' 자동차 업체들도 현지 전기차 생산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포드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체결했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취소했다"며 "중국 저가 전기차 확산 영향으로 유럽에서도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종식 선언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란티스와 달리 LG에게는 이 공장이 여전히 유용하다.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일부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을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해 가동 중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로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에는 ESS 생산시설이 더 필요했던 상황이다. 이번 인수로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 투자 없이 북미 ESS 생산 거점을 더 확보하게 됐다. 미국 미시간 홀랜드·랜싱 공장에 이어 캐나다까지 생산 거점 3곳을 갖추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넥스트스타 에너지 링크드인 캡처]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에서 ESS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성장이 둔화하면서 그 대안으로 ESS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기준 ESS 생산능력을 글로벌 60기가와트시(GWh·북미 50GWh)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넥스트스타 에너지의 ESS 배터리 생산량도 올해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신규 수주 역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90GWh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테라젠·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EG4·한화큐셀 등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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