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나아졌다. 문제는 감축 경로의 구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한국 정부가 지난 12월 제출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3.0)’에 대해 WWF의 글로벌 분석 체크리스트인 ‘NDCs We Want’를 적용한 평가 결과를 9일 발표했다.
WWF는 이번 분석을 통해 한국의 ‘2035 NDC’가 실질적 이행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투명성에 기반한 정량적 감축 경로 제시가 최우선 과제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NDC 3.0은 2018년 대비 53~61%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2030 NDC(40%)보다 진전된 수치이다.
WWF는 이에 대해 배출량 산정 방식을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지침 기반의 순배출(Net) 기준으로 전환했다. 목표를 ‘단일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함에 따라 이전 목표와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재생에너지 자원인 태양광과 풍력 발전기. [사진=WWF]](https://image.inews24.com/v1/2986e95ce99141.jpg)
1.5℃ 목표 달성의 핵심 지표인 누적 탄소예산과 2031~2035년 사이의 연도별 감축 경로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1.5℃ 목표에 부합하는 지와 감축 이행 속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목표에 대한 긍정적 변화는 확인됐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 권고를 반영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 방향성을 명시한 점은 이전보다 진전된 요소로 평가됐다.
국가 적응계획(National Adaptation Plan, NAP)과 연계한 범정부 차원의 적응 체계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기후대응 기금과 배출권거래제(K-ETS) 등 재정·제도적 이행 기반을 함께 서술해 추적 가능성의 기초를 마련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반면 기후적응 체계는 비교적 명확히 제시된 데 비해 적응으로도 피할 수 없는 잔여 피해에 대한 ‘손실과 피해(Loss & Damage)’ 전략과 해양·산림의 기후 임계점(tipping points) 리스크관리 방안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WF는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에 대한 정량적 목표 설정과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 등 생물다양성 보호 정책과 상호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 회복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전략이 미흡한 점을 주요 보완 과제로 꼽았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정부가 NDC 발표 이후 에너지 전환 계획을 연이어 제시한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실행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의지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도별·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하고 정책 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환류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 위주의 감축을 넘어 해양과 산림 등 탄소 흡수원 보전을 위한 자연기반해법(NbS)을 감축과 적응 전략에 결합할 때 NDC는 기후 대응을 넘어 자연 회복까지 포괄하는 실질적 실행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에 활용된 체크리스트 ‘NDCs We Want’는 파리협정의 핵심 원칙, IPCC의 최신 권고,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를 통합해 각국 NDC의 실효성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WWF의 자체 개발 도구다.
‘NDCs We Want’는 해당 목표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적합한지를 알아보는 잣대이다. 투명한 이행과 점검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독립적 관점에서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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