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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은 발암물질"…대형마트에 허용하는 이유


당정, 심야노동에 대한 우려의 시각 속 규제 개정 추진
쿠팡 중심 시장체계에 '견제구'…형평성·건강권 충돌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배송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심야노동의 건강 위험성을 강조해 온 마당에 관련 규제를 바꾸는 것으로 선회하면서 특정 사업자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 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9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최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추진에 합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상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온라인 주문 상품의 포장·반출·배송 업무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의무휴업일은 유지하면서 배송 등은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2012년 도입돼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 제한을 규정해 왔다. 전통시장 보호가 입법 취지다. 제도 도입 당시의 유통시장은 온라인보다 대형마트의 비중이 크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은 그동안 이런 규제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새벽배송 시장을 창출한 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위협을 느낀 대형마트 업계는 오프라인에만 적용되는 시간 규제가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번 합의는 그 요구가 정책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온라인 유통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특히 신선식품 부문에서 새벽배송은 소비자 락인 효과가 큰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를 선도한 대표적인 기업이 쿠팡이다. 쿠팡은 자체 물류센터와 직고용 배송 인력을 기반으로 배송망을 확충하며 새벽배송을 차별화 전략으로 삼아왔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 경쟁력 중심의 정책 판단이 불과 수개월 전 제기됐던 노동 건강권 논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여부다. 특히 새벽배송을 둘러싼 우려가 특정 업태에 한정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심야노동 전반에 대한 원칙적 문제 제기였는지를 두고 정책 일관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쿠팡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심야노동은 국제암연구소가 2급 발암요인으로 분류한 사안"이라며 "그 정도의 건강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필요한 서비스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야간 교대근무를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요인(2A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시 발언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된 새벽배송 노동 환경을 겨냥한 문제 제기로 받아들여졌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이 유지된다면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 자체에 대한 건강 우려는 업태와 기업을 불문하고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반대로 특정 사업자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은 별개의 사안으로 볼 수 있다. 정책 판단의 기준이 서비스의 성격인지, 사업자의 구조인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업태가 바뀌더라도 보호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노동 보호가 동시에 설계되지 않으면 정책 신호가 엇갈렸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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