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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매물 사들일 땐 최대 2년 '갭투자' 허용"


정부, 다주택자 물건 매매계약 때 전세기간까지 실거주 미루는 방안 발표
"'마귀' 지목한 다주택자 퇴로 위해 토허제 비껴가며 '갭투자' 허용" 비판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로 발생할 세입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완 방안을 내놨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사들이는 실거주 의무 시점을 늦춰 임차인의 남은 계약 기간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이에 사실상 매수자에게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종료된다고 밝히고, 이날까지 계약된 경우에 한해 잔금 및 등기까지 4~6개월의 유예기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에 세입자가 있는 경우 정책 발표일로부터 최대 2년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방안이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 소유의 주택은 각종 규제로 인해 매도가 쉽지 않은 데다, 새 집주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세입자 퇴거를 요구할 경우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5월 9일 계약 시점에 전세 기간이 9개월 남았다면 해당 기간을 보장한 뒤 매수자가 입주하는 식이다.

구 부총리는 현재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임차인이 임대하는 기간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고, 다만 임차 기간이 끝나면 반드시 실거주하도록 해서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세입자 보호 필요성을 고려, 남은 계약기간인 2년 범위에서만 계약 만기 시점에 입주하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추가 2년까지는 보장되지 않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유자) 본인이 거주하겠다고 하면 임대차보호법상 계약 갱신이 되지 않는다"며 "2년으로 딱 한정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주 시행령을 개정해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방안이 시행될 경우 세입자가 거주하는 다주택자 소유 매물을 사들이는 매수자에게는 사실상 갭투자가 가능해지게 된다.

현재 서울 전 지역과 수도권 12개 지역은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지정돼 있다. 이에 주택 매수 시 2년간 실거주 해야 하는 의무가 생겨 갭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다주택자의 매각을 위한 퇴로를 만들어준다는 명분으로 임차 기간이 남아있는 매물을 매수할 수 있다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갭투자를 합법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지금 예상대로 다주택자가 소유한 매물을 전세 끼고 매수할 수 있다면 다주택자나 실수요자 모두에게 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라면서도 "서울 전체를 토허제로 묶어 놓고 정작 다주택자 매물만 갭투자가 가능하게 혜택을 준다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새로운 매수자가 입주하는 조건으로 다주택자 소유의 전세 낀 매물 매수할 수 있다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갭투자가 된다"면서 "지금 규제 상에서는 안 되는데,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도록 만들어야 하니 예외 조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택시장에서 혼란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다주택자 소유의 전세 낀 매물을 사들이는 매수자에게 보조적인 추가 제약 조건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제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세입자의 계약기간을 보장해주는 대신, 임차 계약 만료 후 매수자가 거주 의무를 이행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며 "세입자의 보증금을 보전하기 위해 매수자가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할 때 입주 시 보증금 반환 계획을 명시하는 등 세부 작성 의무를 강화하는 보완 장치를 마련해 두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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