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디파이 대출 모델이 사실상 껍데기만 탈중앙화일 뿐,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많은 디파이 생태계가 시가총액 상위권인 USDC와 같은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애초에 디파이가 약속했던 '위험 분산'이라는 가치가 오히려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지적이다.
비탈릭은 진정한 의미의 디파이란 단순히 중개자 없이 코드로 거래가 이뤄지는 기술적 편리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가치는 금융 시스템이 품고 있는 리스크 자체가 특정 지점에 쏠리지 않고 시장 전체로 흩어지는 구조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탈릭 부테린 가상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d7bef46f616e5a.jpg)
그러나 현재 에이브(Aave)나 모르포(Morpho) 같은 주요 대출 플랫폼에서 USDC가 기축 자산처럼 쓰이는 현상은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발행사인 서클(Circle)이라는 단일 기업에 모든 위험을 다시 집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결국 '단일 장애점'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이어진다. 만약 발행사인 서클에 경영상의 문제가 생기거나 규제 당국의 압력으로 자산이 묶이는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이를 담보로 돌아가던 디파이 시장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탈중앙화된 코드가 시스템을 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시스템의 생명줄은 중앙화된 기업 한 곳이 쥐고 있는 셈이다. 비탈릭은 이러한 구조적 의존성이 지속되는 한 디파이는 진정한 자립을 이룰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전통 금융의 위험 구조를 이름만 바꿔서 가져온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비탈릭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 단계에서부터 리스크를 탈중앙화하는 방향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이더리움(ETH)을 직접 담보로 사용하는 알고리즘 방식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이더리움을 맡기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이 구조는 특정 기업의 보증이 필요 없다.
대신 이더리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때 코드가 자동으로 담보를 처분해 가치를 지켜내는 정교한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를 통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위험을 특정 발행사가 아닌 시장의 다양한 참여자들이 나누어 갖게 되며, 이것이 비탈릭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리스크 분산형' 스테이블코인이다.
두 번째는 실물자산(RWA) 담보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국채나 현금성 자산 같은 실물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되, 충분한 초과 담보와 강한 분산 구조를 전제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비탈릭 부테린 가상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70ade9fa136fd2.jpg)
이 경우 단일 자산이 실패해도 페그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담보를 분산하고 비중을 제한했기 때문에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즉, 리스크를 한 곳에 두지 않고 구조적으로 넓게 퍼뜨린다면 디파이의 본질인 회복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비탈릭의 주장은 디파이를 다시 정의하자는 데 있다. 디파이는 단순히 온체인에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아니라, 리스크를 특정 주체가 아닌 시장과 구조 전반으로 분산시키는 금융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USDC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디파이 대출 시장은 편리하지만, 그 편리함이 디파이가 해결하려던 문제를 다시 안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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