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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확대는 필연…규제 합리화·가동률 제고 시급"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 개최
"과도한 규제 원전 확대 발목…건설허가 합리화 필요"
"가동률 90%로 상향하면 원전 2~3기 추가 증설 효과"
"SMR 상용화 위해 차등·리스크 기반 규제로 전환해야"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정부가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공식화한 가운데 에너지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원전 정책이 여전히 현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허가 지연과 경직된 심사 절차가 사실상 '정책 허들'로 작용해 설비 활용도를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운전 중인 원전의 가동률을 현행 80%에서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신규 원전 2~3기를 추가로 짓는 것과 맞먹는 전력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임종득 의원(왼쪽에서 일곱 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충권 의원실 ]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임종득 의원(왼쪽에서 일곱 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충권 의원실 ]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개최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은 진단이 제기됐다.

이날 첫 기조 발제자로 나선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최근 에너지 환경 변화를 원전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재인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AI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등장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고, 전기차·청정수소 공정 등 산업 전반의 전기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확대됐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고, 공급망 편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며 "이런 차원에서 원자력 확대는 필연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도 정책을 번복하거나 확대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교수는 원전 확대를 가로막는 장벽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민간 발전사업자는 신규 발전소 건설보다 기존 발전소를 100% 가동하는 게 이득이 많아 신규 건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영진 임기가 길지 않아 단기간에 준공되는 발전원을 선호하다 보니 가스 발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망 중심 정책과 발전·송배전 분할 구조 역시 발전 설비 확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전력 수급 계획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년간 전력 수요를 지속적으로 과소 예측해 왔다"며 "수요가 부족해지면 건설 기간이 짧은 LNG 중심으로 설비가 늘어나고, 그 결과 원전 비중이 줄어드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임종득 의원(왼쪽에서 일곱 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충권 의원실 ]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

정 교수는 규제 환경에 대해서는 '강화 일변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TMI(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성 강화를 추진해 온 것은 당연하지만 규제를 더하는 것은 쉽고 빼는 것은 어렵다"며 "완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강화만 누적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 기준 강화와 각종 차폐·행정 절차 증가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정 교수는 "동일한 원전을 반복해 짓는데도 인허가 기간이 줄지 않는다"며 "운영 허가 단계에서 심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만큼 건설 허가는 보다 합리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과 2024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1,2호기는 건설허가에 38개월이 걸렸고, 새울1,2호기는 건설허가에 55개월이 소요됐다. 건설허가 단계에서는 핵연료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이 기간을 단축하자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특히 기존 원전의 가동률 제고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전기가 필요한데 신규 원전 건설은 15년이 걸린다"며 "가동률을 현재 80%에서 90%로 올리면 국내 전체 가동 원전 26기 기준 2.6기 분량의 원전이 추가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도 4세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존 경수로 중심의 규제 체계를 유지하기보다 안전 규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 체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고,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지금까지 경수로에 적용돼 온 설계 기준 사고와 중대사고 중심 규제를 앞으로도 그대로 적용할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MR이 외부 전원 없이도 안전성을 확보하고, 붕산 없이 운전하는 등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기술적 특성을 갖는 만큼, 기존 규제 틀로는 이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규제 방식 전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용훈 교수는 "위험도와 리스크 정보를 활용해 안전 중요도가 높은 부분은 더 꼼꼼하게 보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덜 꼼꼼하게 보는 차등 규제로 가야 한다"며 "리스크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변화 방향"이라고 부연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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