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성과급 체계를 둘러싸고 삼성전자 노사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식 통합형 보상 모델이 절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단협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성과급 재원 마련 방식과 상한선 폐지를 놓고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정 신청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자고 요구한 반면 회사 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되 보완하자는 입장이다.
LG전자식 통합형 보상 모델이 절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가 메모리 중심의 SK하이닉스와 달리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어 SK하이닉스 방식을 차용할 경우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기 때문이다.

노조 "영업이익 20% 고정 재원" 사측 "기존 OPI 체계 유지, 보완"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함께 재원 산정 공식을 보다 단순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고정 재원으로 설정하면 실적이 개선될수록 보상 규모도 자동 확대되는 구조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SK하이닉스 제도를 참고한 제안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책정해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 2964%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행 OPI 체계를 유지하는 선에서 기준을 세분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업황 변동성이 큰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에 고정적으로 연동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 20% 재원? 좋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노조가 주장하는 영업이익 20% 고정 재원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중심 단일 사업 구조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를 포함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외에도 모바일, 생활가전(DA), 네트워크 등 다양한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부별 실적 편차가 크다는 점이 변수다.
메모리 사업이 호황을 누리는 동안 일부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하거나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이 경우 영업이익을 단일 기준으로 배분하면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파운드리사업부의 한 직원은 “메모리사업부와 보상 차이가 크게 벌어진 지 오래”라며 “입사 당시 사업부를 선택할 수 없었던 세대의 박탈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생활가전사업부 소속 직원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으로 교섭이 진행되는 것 같다는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사업부 격차 큰 삼성전자, 전사 통합보상 필요성도 거론
이 같은 배경에서 LG전자식 통합형 보상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LG전자는 2022년부터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도를 모든 사업본부 성과급 산정의 기본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전사 실적을 먼저 적용한 뒤, 각 사업본부의 목표 달성도와 기여도를 추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에서는 사업부별 성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전사 실적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 특정 사업부가 부진하더라도 회사 전체 실적이 개선되면 기본 보상을 함께 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만큼 단일 이익 배분 모델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전사 성과를 일정 부분 공유하는 구조가 내부 갈등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급 체계 개편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보상 구조는 인재 유지와 직결된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19일 임금교섭 결렬을 공식화하고,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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