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을 전개하는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본인 및 친족 소유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을 장기간 회피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성 회장이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총 82개 소속회사를 현황에서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5ad2f296e14ec.jpg)
누락 회사는 2021년 69개, 2022년 74개, 2023년 60개로 집계됐으며 자산 합계액은 약 3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영원그룹은 지주회사 영원무역홀딩스를 중심으로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스캇노스아시아, YMSA 등 5개 주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원아웃도어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은 2021년 이전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계열사 자료 누락으로 자산 규모가 5조원 미만으로 평가되면서 2023년까지 공시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영원은 2024년에야 처음으로 공시집단에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누락된 회사에는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솜톰을 비롯해 두 딸과 남동생, 조카 등이 소유하거나 공동 출자한 회사들이 포함됐다. 차녀 성래은 부회장이 소유한 래이앤코, 셋째 딸 성가은 씨의 이케이텍·피오컨텐츠·티오엠, 남동생 성기인 씨의 트레이드하우스보고, 조카 성민겸 씨의 푸드웰·푸르온·후드원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친족 회사는 영원무역홀딩스와 와이엠에스에이 등 주력 계열사와 거래 관계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정 회피 기간 동안 그룹 소속 약 87개 회사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공시 의무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특히 2023년에는 성 회장이 와이엠에스에이 지분 50% 이상을 성래은 부회장에게 증여하며 사실상 경영 승계가 진행됐지만 공시집단 지정이 이뤄지지 않아 관련 과정이 공시되지 않았다.
영원 측은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집단에 대해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한 간소화 제도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 중심의 5개 계열사만 보고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간소화 제도가 제출 항목을 일부 줄여준 것일 뿐 허위 제출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일반 지정자료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후 그룹 동일인이자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장기간 누락이 이어진 점을 중대하게 봤다. 특히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제도를 악용해 계열사 범위를 축소 보고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사 누락 책임을 물어 동일인을 고발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가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핵심 기반인 만큼 향후 자료 누락 등 위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공정위는 공시집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DB그룹 동일인 김준기 창업회장을 고발한 바 있으며, 주병기 위원장 취임 이후 자료 제출 누락을 이유로 고발된 총수는 성 회장이 두 번째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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