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목동 재건축의 첫 단추인 만큼, 단순한 아파트가 아닌 명품 랜드마크를 기대합니다."
"정비계획상 기준은 명품 단지를 만들기엔 부족하죠. 하이엔드를 위해 주차장을·커뮤니티 면적을 대폭 늘리고 1조2000억원의 공고액 외에도 810억원 범위 내에서 대안 설계를 추가로 제안받아 목동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황희중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 직후 이같이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재건축 1호'로 치고 나가는 6단지의 상징성 때문인지, 이날 현장은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과 조합원들이 뒤섞여 발 디딜 틈 없는 열기로 가득 찼다.
이번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제일건설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총 10개 건설사가 참여해 뜨거운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후 2시 조합에서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이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93a0d653cef7e.jpg)
이는 목동이 서울 서남권 주거 지도의 핵심이자, 약 5만3000여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이 추진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6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중 가장 먼저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을 마친 '퍼스트 무버'로서 향후 줄지어 대기 중인 다른 단지들의 공사비 책정과 브랜드 선호도를 결정짓는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사 입장에선 6단지 수주가 단순한 실적을 넘어 목동 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인 셈이다.
목동6단지 재건축은 양천구 목동 911번지 일대 10만2424.60㎡를 대상으로 한다. 지하 2층에서 최고 지상 49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4개 동, 총 2173가구,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사들은 실무진을 대거 투입하며 전략 구상에 몰두했다. 특히 주요 건설사별 행보를 분석해 보면 목동6단지를 향한 각기 다른 전략적 셈법이 읽힌다.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후 2시 조합에서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이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ab9d390658e8f.jpg)
먼저 삼성물산은 최근 2~3년간 유지해 온 '초정밀 선별 수주' 기조를 잠시 내려놓고 예외적인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오는 3월 분양 예정인 강서구 방화6구역 '래미안 엘라비네'와 맥을 같이한다. 올해 첫 분양 단지인 엘라비네로 강서권 브랜드 장악력을 확인한 뒤, 그 낙수효과를 인접한 목동으로 잇겠다는 계산이다.
대우건설은 이날 현장에 3명의 직원을 파견하며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등 초고난도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해 온 만큼, 그간 쌓은 특화 설계 노하우를 49층 높이의 목동6단지에 이식하겠다는 포부다. 실무진의 전면 배치는 대안 설계 단계부터 조합의 니즈를 완벽히 장악해 강남-성수-목동을 잇는 '써밋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현장 밀착형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압구정2구역을 수주하고 현재 3구역과 5구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건설 역시 부촌 재건축 시장을 석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목동에서도 '디에이치'의 위용을 서남권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으로 해석된다.
DL이앤씨는 조망권과 공간 설계의 강점을 극대화한 '아크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강 변 하이엔드 시장을 석권한 경험을 살려, 안양천 조망권을 갖춘 목동6단지를 서남권 최고의 하이엔드 단지로 변모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공사비 갈등 속에서도 철저한 원가 관리로 사업 안정성을 증명해 온 만큼, 합리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제안으로 소유주들의 실리를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후 2시 조합에서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이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28be29116fbc6.jpg)
이처럼 여러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조합이 제시한 파격적인 '플러스알파' 조건 때문이다. 조합은 예정 공사비 약 1조2122억원(평당 950만원) 외에도, 품질 고도화를 위해 약 810억원 범위 내에서 대안 설계를 추가 제안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다.
황 조합장은 "정비계획 기준만으로는 하이엔드 명품 아파트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용적률이나 높이는 손댈 수 없지만, 가구당 주차 대수를 2배로 늘리고, 커뮤니티 면적을 가구당 2.5평으로 확충하는 등 품질 고도화를 위해 약 810억원 범위 내에서 대안 설계를 추가로 제안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증액을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공사비 950만원 선은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를 고려했을 때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끌어내기에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통계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2015년 100 기준)는 최근 3년간 약 30% 이상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여기에 시중 노임단가 상승세까지 겹치며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의 평균 공사비는 이미 3.3㎡당 800만~900만원대를 상회하고 있다.
황 조합장은 "건설사업관리(CM) 원가 적산을 통해 산정한 950만원은 시공사와 조합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점"이라며 "시공사가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제안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업 추진 속도 또한 '광속'으로 타 단지를 압도한다. 목동6단지는 현재 시공사 선정과 통합심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30일 통합심의를 접수해 양천구청에서 2031년까지 5만7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공람이 진행 중이다. 황 조합장은 "서울시의 공정 집중 관리 대상 단지로서 많은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 통합심의를 통과하고 금년 내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균 18년 이상 걸리는 재건축 기간을 11년 수준으로 단축해 2032년 입주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후 2시 조합에서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이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ee941c104a1a0.jpg)
최근 논란이 되는 고도 제한 이슈(ICAO 규정)에 대해서도 조합은 차분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목동은 김포공항과 인접해 있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정한 공항시설법상 '장애물 제한표면'의 영향을 받는다. 현행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건축물 높이가 해발 약 57.86m(약 15~20층 높이)로 제한될 수 있어, 6단지가 계획한 '최고 49층' 설계안의 실현 여부에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토교통부가 ICAO의 국제기준 개정안에 맞춰 고도 제한 완화를 추진 중이며, 인근 여의도나 마곡지구에서도 이미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황 조합장은 "ICAO 기준은 국토부에서 안을 마련 중인 사안으로 목동뿐 아니라 여의도 등 서울 전역의 문제"라며 "많은 완화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특별히 현재 설계에 제약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혼탁한 수주전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홍보감시위원 선정을 완료하고 현장에 즉각 투입해 공정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날 홍보감시위원 선정을 완료한 조합은 입찰 마감까지 철저한 공정 관리에 나선다. 황 조합장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조합원들이 객관적인 비교표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정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목동6단지를 단순한 수주 대상을 넘어 목동 전체 정비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천구가 5년 이내 6만가구 가까이 착공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6단지에 깃발을 꽂는 업체가 향후 줄지어 대기 중인 다른 단지 수주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사 관계자들은 목동6단지가 갖는 전략적 가치에 주목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목동 14개 단지 전체가 재건축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6단지는 목동 전체의 트렌드를 결정짓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한 개 단지의 수주를 넘어 목동 전체 시장에서의 브랜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기 싸움이 시작된 셈"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목동 재건축의 서막을 알린 목동6단지는 오는 4월 10일 오후 2시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입찰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는 입찰참여의향서와 시공사 홍보 활동 지침·준수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가는 철근, 콘크리트 등 자재 물량 기준으로 산정하며 입찰 보증금은 700억원(현금 400억원·이행보증보험증권 300억원)이다.
이어 5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대장정의 주인공을 가릴 예정이다. 최고 49층, 2173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목동6단지가 과연 어떤 건설사의 손을 잡고 목동의 지도를 다시 그릴지, 전국의 정비사업 관계자들의 이목이 목동으로 쏠리고 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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