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이 대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한다. 지난 1월 선임이 결정된 엔비디아 출신의 자율주행 전문가 박민우 사장의 지난달 23일 공식 취임에 맞춰 지배구조 정리에 나선 것이다.
포티투닷은 이번 유상감자로 초기 투자자에 대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지원함과 동시에 현대차그룹 직할 체제 완성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티투닷 판교 사옥 전경. [사진=포티투닷]](https://image.inews24.com/v1/43f3f08d229f07.jpg)
스타트업 시절의 재무적 관계 매듭⋯지배구조 효율화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28만9216주와 제3종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21만7391주)을 유상 소각하는 자본금 감소안을 승인했다. 이번 감자는 주주들의 신청을 받아 회사가 주식을 매입해 없애는 '임의 유상소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소각 가격이다. 포티투닷은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1주당 12만9000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할 당시 책정했던 기업가치(1주당 12만9000원)와 동일하다. 유상감자에 소요되는 자금은 650억원 규모다.
이번 조치로 2019년 설립 당시 참여했던 초기 멤버들과 시리즈 A 단계에서 들어온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두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롯데렌탈이 지난 2021년 투자해 확보한 지분인 RCPS를 전량 매입·소각함에 따라 포티투닷은 과거 스타트업 시절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모두 정리하게 됐다.
포티투닷의 이번 유상감자 재원은 현대차와 기아가 쏟아부은 '실탄'에서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한 이후, 3개년 자본 확충 계획에 따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다.
감자가 마무리되면 외부 투자자들의 주식은 최종 정리되고,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지분율은 기존 96.2%에서 사실상 100%에 육박하게 된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직할 연구소 체제로의 전환에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포티투닷 판교 사옥 전경. [사진=포티투닷]](https://image.inews24.com/v1/16ff946e848217.jpg)
박민우 사장 체제 'SDV 원팀' 가속화⋯SDV·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자원 집중
포티투닷의 이번 유상감자는 박 사장이 오면서 '과거 스타트업 시절의 투자자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해 줄 테니, 이제부터는 현대차의 SDV 본부로서 성과에만 집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로 유상감자가 결정된 지난달 23일은 박 사장의 공식 취임일이다.
외부 투자자 지분 정리를 통해 현대차그룹 직할 체제로서의 지배구조가 단순해지면 포티투닷의 의사결정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현대차그룹의 단독 의사결정 체제가 되면서 SDV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그룹의 중장기 로드맵에 맞춘 공격적인 R&D 투자와 조직 개편도 가능해진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자회사 유비퍼스트와 모비아를 합병해 '유모스원'을 출범시키는 개편을 단행했다. 유비퍼스트는 국내 1위 수준의 차량 관제 시스템(FMS) 기업으로, 수만 대의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하드웨어와 솔루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모비아는 포티투닷의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담당해 왔다. 유모스원은 유비퍼스트의 데이터와 모비아의 서비스 플랫폼을 통합해 운영한다.
박 사장은 지난달 23일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에 공식 취임한 이래 '원팀(One Team)'을 강조해 왔다. AVP본부는 그룹 SDV 전략의 컨트롤타워이고, 포티투닷은 그 실행 주체로, 박 사장은 두 조직을 모두 이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포티투닷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포티투닷과 AVP 본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성공적인 양산을 위해 연구개발(R&D) 본부와의 협력 수위를 강화하겠다며 양 조직 간 장벽을 허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는 AVP 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AVP본부와 포티투닷 간 협업뿐 아니라 R&D본부, 디자인, 상품 등 그룹 내 다양한 부서들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때 진짜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티투닷은 오는 23일까지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을 거쳐 이번 유상감자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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