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강남발 집값 하락세가 서울 전체 아파트값의 하락 전환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고질적인 주택 공급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장기적으로는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3월 1주(지난 2일 기준) 0.09% 상승해 전주(0.11%)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하순 이후 상승폭이 5주 연속 줄어든 것이다.
이에 서울 아파트값이 대세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출 규제 강화 이후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조에 더해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보유세 강화 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집값이 선행해 움직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조만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여파로 매도가 급한 집주인들은 4월 중순까지 계약을 마쳐야 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가장 최근 시점은 2023년 12월 1주다.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고, 2024년 3월 3주 보합으로 전환된 뒤 3월 4주부터 내리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2024년 12월 5주부터 4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고, 지난해 2월 1주 다시 상승 전환해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역시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컸던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조정되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일시적인 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강남권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상승폭이 둔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대부분 서울 외곽 지역에서 먼저 하락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외곽으로 확산되고, 하락할 때는 외곽 지역부터 내려가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값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던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먼저 나타나는 양상이라는 점이 다르다. 지난주 강남3구와 용산구 등 4개 구는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는 0.09% 하락해 전주(0.03%)보다 낙폭이 확대됐고, 강남구와 용산구도 각각 0.07%, 0.05% 하락하며 하락폭이 커졌다. 서초구 역시 0.01% 내렸다.
이른바 ‘상급지’가 먼저 하락 전환했는데, 다른 지역의 상승폭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다. 마포구는 지난주 0.13% 상승했지만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0.06%포인트 줄었고, 성동구 역시 0.1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상승폭이 0.02%포인트 축소됐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조치는 지역별 하락 속도에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진단도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1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6억원, 15억~20억원 구간은 4억원, 20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로 한도가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 집값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마포·성동·광진구 등 한강벨트 중상급지는 매물 증가에도 가격 조정이 아직 크지 않다”며 “이 지역은 강남권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 만큼 4월까지 강남권의 가격 바닥을 확인한 뒤 이동하려는 수요가 대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아 서울 외곽 지역의 집값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b262ddb0e793c.jpg)
서울 전체 집값이 하락 전환하더라도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이거나 1주택자 중심 수요가 형성된 지역의 경우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욱이 서울은 여전히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집값 상승 압박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윤 랩장은 "규제 여파로 최근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장년층들이 강남권의 주택 매도를 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주택을 매수하면서 수요가 분산되는 형국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서울 주택시장은 여전히 주택 공급 부족 문제와 전월세 가격 상승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여전히 집값 상승 압박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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