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6위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해외 생산 비중도 전체 생산의 절반을 넘어섰다. 일본과 독일처럼 수출 중심 구조를 가진 국가들과 유사한 흐름으로, 국내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fcd50455ac6d4e.jpg)
12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환기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 강화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410만 대에 달하며, 그 중 66.7%가 수출됐다. 팬데믹 이후 내수 회복과 수출 증가로 생산량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24년 기준 제조업 고용 11.3%를 차지할 만큼 국내 제조업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속·비금속 소재, 기계·전기전자 부품,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폭넓은 산업에 걸쳐 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해외 생산 확대는 국내 경제적 파급력을 줄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글로벌 판매량 증가 속에 산업 전반과 최종 제품에서 국내 활동은 위축되지 않았지만, 일부 가치사슬(밸류체인)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제 파급효과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맹진규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술정책실 연구원은 "실제로 자동차 산업의 국내 고용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는 2020년 이후 하락 추세인데, 배터리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간재의 영향이 확대된 결과로 추정된다"며 "다만, 자동화 등 기술적 요소가 혼재돼 있는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독일은 한국과 유사하게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전체 생산의 76.4%를, 독일은 51.2%를 수출에 의존한다. 두 나라는 국내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모빌리티 디지털 전환 전략(Mobility DX Strategy)'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해 산업 융합을 촉진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품복의 국내 생산 확대 지원을 통해 성장 동력 확보하려 한다. 토요타·닛산 등 주요 기업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자국 내에 신설하며 기술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독일은 국가 기금과 혁신 펀드를 조성해 기업을 맞춤 지원하고, 전국 단위의 디지털 전환 거점을 운영해 인공지능(AI) 등 전략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 제공을 병행하고 있다.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은 독일 내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하며 전동화 핵심 부품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K-모빌리티 글로벌 선도전략'은 미래차 마더팩토리 구축, 자율주행·친환경차 경쟁력 확보, 국내 투자 촉진과 해외 시장 공략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 제고, AI 자율주행 모델 개발,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은 국내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해외 생산 확대가 불가피한 흐름임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될 경우 장기적 경쟁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혁신과 기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차 핵심 기술군 내재화와 중소·중견 부품사의 역량 강화가 병행될 때,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맹 연구원은 "최근 부각되는 주요국 현지 생산 정책 확산, 제조 기술 발전 등에 대응해 국내 연구개발·생산 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국내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산업 외연 확장, 기초 체력, 성장 동력 강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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