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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계, 중동발 리스크에 '공급 불가항력' 확산


LG화학·롯데케미칼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 통보
여천NCC는 이미 제품 공급 불가항력 선언한 상태
나프타 수입 60% 이상 해외 의존…중동 비중 절대적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NCC 가동률 추가 하락 우려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따라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생산과 공급 계약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LG화학]

1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 발생 가능성을 공지했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불가항력 선언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중동 상황 악화에 대비해 관련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건설·자동차 산업 등에 쓰이는 가소제 제품인 디옥틸테레프탈레이트(DOTP) 공급과 관련해 공급 불가항력 발생 가능성을 언급했고, 롯데케미칼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복수 제품군의 공급 불가항력 발생 가능성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사례도 있다.

지난 4일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여천NCC는 제품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고객사와의 계약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통보했다.

공급 불가항력이란 전쟁이나 자연재해, 운송 차질 등 기업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외부 요인으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울 때 책임을 면제하거나 유예받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기업 간 공급 계약에는 불가항력 조항이 포함되며, 해당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업은 계약 상대방에 이를 통보하고 공급 의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물량을 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공급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도 제한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따라 공급 불가항력을 언급하는 배경에는 원료 조달 불확실성이 있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데, 국내 업체들은 이를 정유사 공급 물량과 수입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입 나프타의 상당 부분이 중동에서 들어오는 구조여서 중동 해상 운송로에 차질이 생길 경우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전체 나프타 사용량 가운데 6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연간 약 2670만t을 해외에서 들여오며 이 가운데 약 2000만t이 중동 지역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로 유입되는 나프타 수입 물량 가운데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통로로,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원유와 석유제품 시장의 변동성을 키워온 지역이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중동 지역 해상 물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미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추가 감산을 비롯해 가동률 하향 조정 역시 현실화 될 것이란 관측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서 사실상 핵심 통로"라며 "봉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원료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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