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6.3.3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114275ac8cfb1.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3일 사의 표명 후 두 번째다. 경기지사 등 아직 후보자 선정을 마치지 못한 일부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은 새 공관위가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당내 공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위원장이 후보 공백 상태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공관위원들도 일괄사퇴했다"며 "경기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광역단체장에 대한 공관위 차원의 공천을 할 수 있는 것을 끝냈고, 50만 이상 도시도 공천이 거의 다 완료 돼 경선을 진행하거나 단수로 후보가 특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관위가 지선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마무리됐으나, 곧바로 시급하게 진행돼야 할 게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라며 "재보선 공천은 지선 공관위에서 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라 당 지도부와 제가 논의해 공관위 일괄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의표명은 지난번과 달리 장 대표와 사전 논의 후 이뤄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선 공천을 맡을) 새 공관위를 구성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와 나눴고, 대표도 그 부분에 공감을 해줬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이 위원장 사의 표명 직후 페이스북에 "결단을 존중한다"며 "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해 애써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6.3.3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c3e46209c1388.jpg)
표면적으로는 재보선 공천을 새로운 공관위가 맡아야 한다는 명분이 제시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위원장의 사퇴가 경기지사와 대구시장 등 일부 지역 공천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지사에 대해 이 위원장은 면접 심사를 마친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최고위원의 본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대선주자급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의사를 장 대표와 함께 타진해왔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거듭 완강하게 밝히며 결국 이 위원장은 이날 "뜻을 존중한다"며 더 이상 접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브리핑 후 향후 경기지사 공천 계획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었다"며 "새로 구성될 공관위에서 그 부분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장·충북지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컷오프 논란'에 대한 책임 성격도 사퇴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재 대구시장 컷오프 대상인 주호영 의원과 충북지사 컷오프 대상인 김영환 지사가 각각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대구시장 경선 컷오프)도 독자 선거운동에 나서며 당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와 공관위는 그간 이들에게 대의를 위한 희생을 요청해왔으나 세 사람 모두 추가 가처분 신청,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한 바 있다.
각 지역에서 3자 구도가 형성되면 그렇지 않아도 낮은 당 지지율 탓에 고전 중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더욱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 위원장 사퇴를 통한 경선 원점 재검토 등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도부와 공관위 양측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에서는 당분간 공천 작업을 임시 관리하게 될 정희용 사무총장(공관위 부위원장) 주도로 대구시장 '전원 경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도 오후 주 의원을 만나 경선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공천위원장을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공천은 비록 시끄러웠지만, 그 안에는 판을 바꾸려는 분명한 시도가 담겨 있었다"며 "부족했던 점, 미흡했던 점, 그리고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책임은 공천관리위원장인 제가 무겁게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선 시장 출마를 위해 이 위원장이 갑작스레 직을 던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남 출신인 이 위원장은 사퇴 직후 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출마 의사를 에둘러 드러냈다. 그는 "공관위원장 직무를 마치고 또 다른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9일에도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곳에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고 한 바 있다.
장 대표도 이 위원장 사퇴 직후 페이스북에 "전남광주 초대 통합시장 선거 출마라는 헌신적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며 "전남광주는 물론 호남 선거 전체를 진두지휘해 시너지를 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장 대표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 시장 출마설에 대해 "할 말은 많은데 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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