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최적화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 발표 이후 메모리 현물 시장에서 가격 급락이 나타났다.
31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화창베이에서 거래되는 DDR5 모듈 가격은 최근 약 30% 하락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이후 처음으로 체감 가능한 하락이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도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15~30% 수준의 가격 하락이 관측됐다.
특히 중국 유통 시장에서는 재고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며 투매 양상도 나타났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인 DDR4 16기가비트(Gb) 현물 가격은 30일 기준 74.3달러로 집계됐다. 2주 전(77.2달러) 대비 3.8%, 1개월 전(79.4달러)보다 6.4% 하락한 수준이다.
주력 제품인 DDR5 16Gb 현물가도 같은 기간 37.5달러로 2주 전(39.5달러)보다 5.1% 떨어졌다.
메모리 현물 가격은 지난 2월 말 고점을 찍은 이후 일제히 조정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물 시장은 전체 메모리 거래의 10% 미만으로, 조립 PC 등 개인 소비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가격 하락은 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가격 하락에는 터보퀀트 기술에 대한 시장 해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터보퀀트는 AI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를 간단하게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소수점 자릿수를 줄여 계산을 가볍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메모리를 덜 써도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Citi)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510달러에서 42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DDR5 현물 가격 하락은 터보퀀트로 인한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하락을 구조적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신증권은 “현물 가격 둔화가 가격 추세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현물 시장은 PC·소비자용 중심으로 전체 시장 내 비중이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는 장기 계약 중심으로 거래되며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일부 서버용 메모리는 여전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확인된다.

전문가들도 터보퀀트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데이터를 단순화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이미 널리 사용돼 왔다”며 “정밀 계산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적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DDR5 가격 급락은 실제 수요 감소보다는 기술에 대한 단순화된 해석과 투자 심리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메모리 업종 주가는 이날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5.16% 내린 16만72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7.56% 하락한 80만7000원을 기록했다. 마이크론 주가도 전일 대비 9.88% 떨어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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