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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유가 '태풍'⋯산업계, 비용 절감·수익 방어 총력전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브렌트유 110달러 상회
미국 이란 전쟁 장기화할 경우 180~200불 될 수도
'불가항력' 선언·'비상경영' 체제 도입 기업 늘어나
"에너지원 다변화하고 공급망 모니터링 강화해야"

[아이뉴스24 김종성·이한얼·권서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하고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으며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섰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수출과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생산을 못 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거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계 제로⋯환율 '17년 만에 최고'·유가 '3월 역대 최대 상승'

서울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장중 1536.7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글로벌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14달러에 거래됐다. 3월 한 달간 약 55%급등한 것으로, 1998년 거래 시작 이래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IT도 3월 들어 약 53% 오르며 2020년 5월 이후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향해 치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핵심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과 유전, 발전소 등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최대 180~200달러까지 치솟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에너지와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이번 '트윈 쇼크'는 일시적인 비용 상승을 넘어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서점'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유가는 최대 150~180달러 수준으로 뛰고, LNG 가격도 최대 200%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로는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제조업 원자재 공급망 전반에서 중동 리스크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다. 호르무즈 봉쇄 사태는 한국 산업 전반의 생산비용과 공급망에 복합 충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비용 충격이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3주 정도의 단기적인 공급 충격(유가 105~125달러)만으로도 국내 전 산업의 평균 생산비는 4.2%, 특히 제조업은 5.4%의 상승이 예상된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구조적인 공급 충격(유가 150 달러 이상) 상황에서 전 산업은 9.4%, 제조업은 11.8%까지 평균 생산비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완성차 '양날의 검'⋯단기 실적 개선 VS 원가상승·내수 위축 우려

국내 완성차 업체에게 고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의 우군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영업이익은 약 2000억~3000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역대급 매출을 올린 배경으로 고환율에 따른 차량 판매 단가(ASP) 상승 효과가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예상치)를 발표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1300원 후반대를 기준으로 했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5% 상승할 때 세전 이익은 약 1698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 1500원은 가이던스 기준보다 4.5~5%가량 높아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규모가 수천억 원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고환율 장기화는 구조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철강 등 원자재와 부품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제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특히 고유가와 맞물리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 자동차 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업계에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면 내연기관차 수요가 최대 10%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대미 투자도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환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투자 부담도 커진다.

고환율·고유가 장기화로 완성차가 생산 전략 수정에 나서면 밸류체인(가치사슬) 하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주문 물량 감소, 제조 원가 급등, 물류비 상승, 환율 쇼크라는 '사중고'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이 누리는 환차익 혜택은 협력사까지 미치지 않는 반면, 원자재 수입 부담과 고유가에 따른 운송비 부담은 고스란히 부품사의 몫이 되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항공·해운 '원가 폭탄'에 비상경영 돌입

항공업계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하며 전사적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항공유 구입비는 통상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고, 단기적으로 125달러 선까지 위협받으면서 대형 항공사(FSC)와 저비용 항공사(LCC)를 막론하고 유류비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아울러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상 환율 급등에 특히 취약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막대한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과감히 통폐합하고, 연료 효율이 기존 대비 25% 이상 높은 최신 기재를 우선 투입하는 등 '에너지 다변화'와 '운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유류할증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비용 상승분을 일부 보전하고 있지만, 소비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별적 봉쇄와 전쟁 위험 보험료 인상 등으로 공급망 전반에 걸친 복합 위기에 노출됐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이 커지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하루 40만 달러에서 최대 90만 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우회 항로도 한계가 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파이프라인 우회 능력은 하루 약 180만~250만 배럴 수준으로, 전체 수출량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대체 경로 확보를 위한 물류 비용이 폭증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해운사의 운영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유가에 나프타 70% 급등·고환율 부담까지⋯정유·석화 수익성 '이중 압박'

정유·화학 업계는 고유가와 고환율의 이중 압박을 그대로 받고 있다.

정유업계는 고유가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둔화 우려와 맞물리며 업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원유 도입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전가되더라도, 유가 급등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정제마진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유가 수준 자체보다 정제마진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유류가를 직접 통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정유사들의 수익 구조는 우하향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평시라면 환율 상승은 정유업계에 일정 부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원유를 달러로 수입해 비용 부담이 커지지만, 정제 후 판매하는 석유제품 역시 달러 기준으로 거래돼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은 원화 약세 국면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 기조에 따라 이같은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국내 유류 수급 안정을 이유로 석유제품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이하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정유업계의 운신 폭이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고유가가 곧 나프타 품귀 현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양상이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유가 상승과 수급 불안 영향으로 급등해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조달 리스크까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 분해설비(NCC)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기도 했다. 나프타 거래가격은 천정 부지로 뛰는 실정이다. 나프타 거래 가격은 이란 사태 이전인 지난 2월 27일 톤당 633달러(약 84만원)에서 지난 3월 24일 1089달러(약 144만원)로 약 72% 급등했다. 정부와 업계는 나프타 수급선 다변화에 나섰지만, 대체 공급처가 러시아 등으로 제한돼 외교·제재 변수와 맞물리면서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고환율 또한 석유화학 업계를 짓누르는 요소다. 원화 약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보다, 원재료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나프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재료 결제도 달러로 이뤄지면서 비용 압박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반면 나프타 기반 제품은 시황에 묶여 즉각적인 가격 전가가 어려운 구조다. 특히 NCC 기반 범용 제품의 경우 중국발 공급 확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HBM4, HBM4E 메모리가 전시돼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반도체, 단기 비용 부담에도 생산 차질 가능은 낮아⋯가전 "환율보다 변동성"

고환율·고유가로 반도체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등 가스는 공급망이 다변화돼 있고, 수개월 치 재고도 확보돼 있다는 설명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헬륨이 없으면 반도체 생산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업계는 통상 6개월 수준의 재고를 비축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재고 기간 동안 대체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다른 공급선을 확보하거나 미국산 헬륨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그는 "반도체는 전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으로 유가 상승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환율 상승은 소재·장비 수입 비용을 높인다"며 "생산 원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공급 부족 영향이 더 커 가격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지만,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전 업계에서는 환율 자체보다 변동성 확대를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달러와 유로를 비롯해 30여 개 통화를 활용하고 있고, 원자재 매입과 매출, 수입·수출,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위험이 상쇄되는 구조라는 설명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이 함께 오를 가능성이 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배터리 업계 역시 직접적인 공급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유가 상승이 전기료와 물류비로 이어지면서 생산 단가가 올라가는 구조"라며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화되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배터리 소재는 시점별로 조달되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크지 않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수익성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고환율의 역설⋯조선·방산은 '수주 호황'

국내 제조업 전반이 고유가·고환율 국면에서 산업 침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조선·방산 업계의 경우 오히려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시장의 견해다. 실제 국제유가 상승은 해운 운임을 끌어올리고, 이는 선사들의 선박 투자 여력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원유·LNG 물동량 증가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환경이 개선되는 양상이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에너지 수송 수요가 장거리화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VLCC 신조선가는 지난 2022년 1억2000만 달러(약 1800억원)에서 1억2950만 달러(약 195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내 조선사들의 계약 실적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VLCC 3척을 5887억원에 수주하며 올 1분기에만 총 6척의 VLCC 건조 물량을 확보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을 각각 6척, 4척 수주하기도 했다.

환율 상승 역시 조선업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선박 건조 계약이 대부분 달러로 체결되는 만큼 원화 약세는 매출 환산액 증가로 직결된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일부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선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비용 상승분을 일정 부분 상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방산업계도 고유가·고환율 국면에서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되는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각국의 국방비 확대를 촉발하고, 이는 무기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원화 약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주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특히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이란의 아랍에미리트(UAE) 공습 당시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동 국가들의 추가 도입 문의를 잇달라 이끌어냈다.

다만 방산은 정부 간 계약 비중이 높은 만큼 정치·외교 변수에 따라 수주 시점이 좌우되는 특성이 있어, 실적 반영에는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중장기 에너지원·원자재 조달 다변화, 공급망 관리 강화 필요"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의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타깃하지 않지만, 최근 환율이 속도 측면에서 빨리 올라가고 있다"며 "외환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농어촌특별세 개정안 등 이른바 '환율 안정 3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와 맞물린 고환율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고,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세제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개인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하면 양도소득세를 공제하고, 환 헤지 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에서 세 무담을 완화하는 등 개인 투자자의 달러 수요를 줄여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수입 배당금에 대한 과세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근본적으로 에너지원·원자재 조달 다변화, 공급망 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위기는 반복되는 구조적 리스크이기 때문에 고환율·고유가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과 함께 중장기 공급망 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글로벌산업협력연구실 전문연구원은 "에너지원 다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공급망 안정 정책을 소관하는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에너지·소재·화학 등 관련 부처간 정보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업종별 협·단체와 협력하는 현장 기반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이한얼 기자(eol@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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