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2026년 서울 정비사업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이하 성수4지구)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대장정에 다시 올랐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조합 사무실.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현설)가 열린 현장은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건설사별 입장 인원이 단 2명으로 제한된 가운데, 서울시가 파견한 갈등관리 책임관과 정비사업 코디네이터가 현장 곳곳에 배치되면서다.
![9일 성수4지구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2차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개최, 재입찰 성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정비사업 코디네이터)가 참석했으며, 입찰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두 곳만 참여하며 2파전 양상이 다시 뚜렷해졌다. 2026.04.09.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72f7b8cf7f1e4.jpg)
이날 현설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단 두 곳만 참석하며 예상됐던 2파전 구도가 재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날 현장에 '정비사업 코디네이터(갈등 관리 책임관)'를 파견해 시공사 선정 전 과정을 밀착 모니터링했다.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는 서울시가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갈등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파견된다. 건축·도시계획·도시행정·도시정비 등 관련 분야 전문가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되며, 시는 2024년 △미아3구역 △안암2구역 △역촌1구역 등 총 8개 사업장에서 시공사-조합 간의 공사비 분쟁을 중재한 바 있다.
이번 파견은 1차 입찰 당시 불거진 △대우건설의 주요 설계도서(흙막이, 구조, 기계 등) 누락 논란 △대우·롯데 양사의 개별 홍보 지침 위반 △조합의 대의원회 의결 생략 등으로 인한 갈등이 반복되는 것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시의 개입이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키우고 있다고 반발, "사업에 갑자기 시가 개입하면서 외부에는 문제가 있는 구역처럼 비쳐졌다"며 "조합 신뢰를 떨어뜨리고 내부 불안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장 관계자는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특정 사업지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 대형 정비사업 전반에 적용되는 관리 강화 기조의 일환"이라며 "현재 절차는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9일 성수4지구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2차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개최, 재입찰 성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정비사업 코디네이터)가 참석했으며, 입찰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두 곳만 참여하며 2파전 양상이 다시 뚜렷해졌다. 2026.04.09.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11213aa8cbde9.jpg)
이 같은 '관리 강화'는 수주전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건설은 적극적인 행보다. 1차 입찰 당시 납부했던 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전액 반환받은 뒤 재도전에 나선 롯데 측은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준비했다"며 "클린 수주 원칙 아래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업을 '한강변 랜드마크 레퍼런스' 확보 기회로 보는 분위기가 읽힌다.
대우건설은 신중 모드다. 대우건설은 최근 입찰보증금 일부(1400만원)가 홍보 지침 위반 포상금 명목으로 차감된 채 반환, 형평성 논란에 놓인 상태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동일 사안에 대해 다른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 에서는 대우건설이 끝내 참여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성수4지구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완전 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 개입으로 과거처럼 공격적인 조건 경쟁은 어려워졌다"며 "결국 수익성과 리스크를 따지는 '실리형 수주전'으로 바뀌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 약 8만9828㎡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64층, 총 1439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약 1조3628억원(VAT 별도)으로 3.3㎡당 약 1140만원 수준이다. 한강 조망과 강남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한 입지로, 정비업계에서는 '한강변 노른자땅' 또는 '최대어'로 꼽힌다.
다만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고금리 기조와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따른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정비사업 투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여서다.
성수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성수동 내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제한적"이라며 "한강벨트 쪽 시공사 선정이 지연될 경우 조합원들의 금융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공사비 리스크도 변수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 증액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추가 비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 동력은 유지되고 있다. 성수4지구는 최근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하며 주요 인허가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조합은 오는 5월 26일 입찰을 마감하고, 6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서울시의 개입이 실제 입찰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영향을 미칠지 △대우건설이 최종적으로 참여를 결정할지 △또 다른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이 조합원들에게 변수로 등장할지 여부다.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은 단순한 수주전을 넘어, 서울 정비사업 시장의 '게임의 룰'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1조3000억원 규모 사업의 향방뿐 아니라, 향후 한강벨트 일대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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