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서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가 사업의 분기점을 맞았다. '퍼스트 무버'인 6단지가 두 차례의 유찰 끝에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된 가운데, 인근 4·8단지도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약 5만3000가구 규모의 '목동 미니 신도시'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 흐름에도 이른바 '선별 수주' 기조가 감지되면서, 향후 단지별로 경쟁과 유찰이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의 단독 참여로 2차 입찰이 유찰되며 수의계약이 유력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2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1차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연 모습.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04fb99f9b77d8.jpg)
21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2차 시공자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해 입찰이 최종 유찰됐다.
지난 2월 1차 현장 설명회 당시 대형 건설사 10여 곳이 몰렸던 것과 달리, 이날은 DL이앤씨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입찰이 최종 유찰되면서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 요건을 확보했고, 사실상 DL이앤씨와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조합은 6월 초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6월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목동 재건축 1호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목동6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4개 동, 2173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총공사비는 약 1조2122억원, 3.3㎡당 950만원 수준이다.
특히 조합은 기본 공사비 외에도 '추가 공사비 810억원 한도 내 가구당 주차장 2대 및 커뮤니티 면적 2.5평 확보'라는 구체적인 하이엔드 대안 설계 조건을 내걸며 단지 고급화에 배수진을 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950만원은 최근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합리적 수준이나, 조합이 제시한 대안 설계 가이드라인이 매우 촘촘해 건설사들이 실익을 따지다 막판에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입찰 보증금 700억원의 부담 속에서 확실한 수주 의지를 보인 DL이앤씨로 무게 추가 기운 셈"이라고 분석했다.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의 단독 참여로 2차 입찰이 유찰되며 수의계약이 유력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2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1차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연 모습. 참여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를 비롯해 금호건설, 대방건설, CA이앤씨 등 10곳.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edf766ba0defe.jpg)
6단지가 선두에서 길을 닦자 인근 단지들도 '광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목동 뒷단지'의 핵심 입지로 꼽히는 목동8단지는 이달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가 제척(토지분할 소송)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고 얻어낸 결과라 의미가 깊다.
8단지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상가 소유주들과 대의원 배정 비율, 감정평가법인 선정 등을 두고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유물 분할 소송을 제기하고 상가를 사업 구역에서 제외하는 '상가 제척' 절차를 진행, 조합 설립 요건을 갖췄다.
기존 15층 1302가구에서 최고 49층 1881가구로 거듭날 8단지는 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종건 8단지 조합장은 조합 설립 직후 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상가와의 협의가 불발되어 불가피하게 어려운 길을 택했지만, 덕분에 사업 지연을 막을 수 있었다"며 "2033년 입주를 목표로 절차적 결함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목동4단지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8월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4단지는 최근 설계자(나우동인) 선정을 완료하고 조합 창립 총회를 준비 중이다.
단지 내에는 이미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 대형사의 현수막들이 걸리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4단지는 최고 49층, 2436가구의 하이엔드 주거단지를 지향하며 2030년 전후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에 신고가 행진…'선별 수주' 기조는 여전
재건축 기대감은 시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목동6단지 전용 65㎡는 19억~20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목동4단지 전용 59㎡ 역시 최근 20억원에 거래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매수 여건은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모습이다. 서울시가 목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1년 추가 지정하면서 실거주 의무가 유지된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등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전세를 끼고 매입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직접 거주해야 하고 대출 한도도 줄어 실제 매입이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럼에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는 데에는 세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의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급매물은 줄고,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된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인근에서 시세가 형성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정비사업 시장은 공사비 상승과 금리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성 검토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 핵심지에서도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는 것은 이러한 리스크 관리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세제 영향이 맞물리면서 거래는 줄고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목동 신시가지는 향후 약 5만 가구 규모의 주거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6월 말 예정된 6단지 시공사 선정 결과는 전체 정비사업 추진 흐름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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