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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줄이고 속도 높인다"…신약 개발 해법 된 기술수출·도입


자체 후보물질은 해외로, 부족한 파이프라인은 외부서 확보
임상 성공률 7.9% 벽에…개발비·실패 위험 나누는 제약사들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 개발비 부담과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체 후보 물질은 해외에 넘기고, 부족한 후보 물질은 외부에서 확보하고 있다. 하나의 신약을 끝까지 개발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개발 리스크를 나누고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 연구원이 '제이웨이브'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JW중외제약 제공]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 연구원이 '제이웨이브'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JW중외제약 제공]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 수출은 최근 3년간 52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20건, 2024년 15건, 2025년 17건이다. 신약 후보 물질 외에 플랫폼 기술과 공동 연구 계약도 포함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건수보다 계약 규모가 커졌다. 공개된 계약 규모만 약 145억3000만 달러(약 21조 원)로 집계됐다. 1조 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 잇따른 영향이다.

기술 도입 건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4년 이후 HK이노엔·광동제약·셀트리온·SK바이오팜·JW중외제약 등이 외부 후보 물질을 들여왔다.

특히 수출과 도입을 병행한 대표 사례는 HK이노엔과 JW중외제약이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미국 등에 기술 수출했고, 일부 국가는 완제품 수출 계약으로 진출했다. 케이캡은 현재 53개국에 진출해 있다. 2024년에는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이 물질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은 2019년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의 중국·홍콩·마카오 권리를 중국 심시어제약에 넘겼다. 올해는 중국 간앤리파마슈티컬스에서 GLP-1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자체 개발 물질은 해외 파트너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부족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은 외부로 채우는 방식이다.

기업들이 후보 물질을 내보내고 들여오는 이유는 개발 부담 때문이다. 신약은 후보 물질 발굴, 비임상, 임상, 허가를 거쳐야 한다. 통상 10~15년이 걸리고, 완성까지 드는 비용만 최소 1조 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패 위험도 크다. 미국바이오협회가 2011~2020년 임상 후보 물질을 분석한 결과, 임상 1상에 들어간 물질이 최종 허가까지 가는 비율은 7.9%에 그쳤다. 임상 2상에서 3상으로 넘어간 비율도 28.9%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임상과 허가, 판매망 구축을 모두 떠안기 어려운 이유다. 기술 수출은 개발 위험을 해외 파트너와 나누는 전략이다.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를 받아 후속 연구 자금을 마련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허가·판매 역량도 활용할 수 있다. 기술 도입은 임상이 진행 중인 후보 물질을 조기에 확보에 연구 시간을 줄이고, 시장성이 큰 분야에 빨리 진입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응해 외부 후보 물질을 도입하는 등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약가 인하 압박이 커지는 만큼 제네릭(복제약) 매출 감소에 대비해 수출과 도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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