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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트랙터가 알아서 일 다 해요"⋯이미 온 '미래 농업'


앱 하나로 한 사람이 트랙터 4대 동시 제어 가능

운전대 브레이크 건드릴 필요 없이 앱으로 작동
분당 1톤 살수...영하 18도·30도 경사에서도 작업
"데이터 쌓을수록 사람이 해야 할 일 줄어들게 돼"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별도의 복잡한 조작법 없이 앱 하나로 조종이 가능하니, 전문가만 농사짓는 시대는 지났어요."

지난달 28일 경남 창녕에 위치한 농경지 시연 현장에서 만난 한 농민의 말이다.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성광석씨는 "1만평을 혼자 농사 지었을 때는 4시간 자기도 힘들었다"며 "기계는 기름만 주면 자기 혼자 밤새 일하고...너무 좋다"고 말했다.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앱 하나로 트랙터 두 대 동시에 조작 가능⋯최대 4대까지"

이날 경남 창녕의 한 농경지에서는 대동의 AI트랙터 시연작업이 진행됐다. 로터리, 골 작업 등이 가능한 이 트랙터의 지붕에는 6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장애물 감지는 물론 최적의 작업 경로를 스스로 생성해 무인으로 농작업을 수행한다.

시연 도중 한 직원이 천천히 트랙터 앞으로 걸어 들어가니 잘 나아가던 트랙터가 속도를 줄이더니 즉각 멈춰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화범 대동 AI로봇기술개발팀 팀장은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하면서 데이터를 쌓는다"며 "새처럼 날아갈 수 있는 장애물인지 아닌지도 스스로 판단해서 멈출지 계속 갈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앱 하나로 두 대의 트랙터에 동시에 작업을 지시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이 최대 4대까지 트랙터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대동 AI트랙터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조종하는 모습. [사진=최란 기자]

박 팀장은 "트랙터에 작업을 시켜놓고 사람은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라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도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 경작지를 조금만 이탈하거나 통신이 끊겨도 즉시 정지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한다. 장애물 감지 거리는 전방 5m, 후방 8m가 기본이며 최대 15m까지 조절도 가능하다.

카메라에 먼지가 많이 끼면 오염도를 자동 감지해 비상정지하는 로직도 탑재돼 있다. 안개가 껴도 카메라 인식에는 크게 문제가 없으며, 비가 어느 정도 와도 야간 24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대동의 AI트랙터는 머신러닝 운영과 원격 업데이트 구조를 갖추고 있어 현장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된다.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대동 AI트랙터 운전석 내부 사진. [사진=최란 기자]

시연이 끝난 후 AI 트랙터에 올라타 봤다. 운전면허가 있지만 장롱면허 10년차라 트랙터에 올라서는 순간 괜한 긴장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 걱정이 사라지듯 운전석에 앉으니 AI 트랙터는 "삐"하는 짧은 신호음과 함께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상태였고 운전대와 엑셀, 브레이크 등은 건드릴 일이 없었다. 운전석 옆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에 작업 진행 상황과 경사도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돼 작업 화면이 보이는 터치스크린만 바라보면 됐다.

감독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보다 스스로 일하는 기계 옆에 앉아 구경하는 손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당 1톤 살수, 영하 18도·최대 30도 경사에서도 작업

시연이 끝난 후 찾은 대동의 사내 시험 시설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AI 트랙터 현장 투어 중 살수테스트 모습. [사진=대동]

살수 시험장에서는 분당 1톤의 물을 5~10bar 수압으로 차량 전후방에 뿌리는 시험이 시작됐다. 커넥터 방수 등급은 IP66 수준으로 농기계 기준으로는 높은 레벨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환경 시험실에서는 영하 18도의 혹한 환경이 재현돼 있었다. 문을 열자 냉기가 훅 밀려왔다. 이곳에서는 카메라와 GPS 센서, AI 프로세서 등 자율주행 핵심 부품들이 혹한과 폭염(최대 40도) 조건에서도 정상 작동하는지를 검증한다.

특히 겨울철 유리창 성에 제거 성능 시험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작업자가 규격에 따라 정해진 양의 물을 유리창에 뿌려 성에를 만들고 히팅으로 얼마나 빠르고 골고루 녹는지 평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전도각 시험장에서는 무인 트랙터의 안전성 검증이 진행됐다. 국내외 기준에 따라 트랙터는 30도까지 기울어져도 전도되면 안 된다.

이날 시연에서는 트랙터가 쟁기를 장착한 채로 10도, 15도, 20도, 25도까지 차량을 기울여가며 실제 전도 각도를 검증했다.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대동 AI 트랙터 시연 모습. [사진=최란 기자]
AI 트랙터 현장 투어 중 전도각 테스크 모습. [사진=대동]

김재옥 대동 차량시험팀 팀장은 "우리나라 강원도 일대 농경지에서도 15도 경사는 상당히 급한 편"이라며 "작업기를 달고 들어 올리면 무게 중심이 바뀌어 전도 각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작업기를 장착한 상태에서 시험한다"고 설명했다. 무인으로 작동되는 만큼 전도 방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대동은 올해 안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소프트웨어 검증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시험의 일부를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해 시험 건수를 약 10% 줄이는 것이 목표다.

/대구, 경남 창녕=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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