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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효과'→나노입자,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져 [지금은 과학]


KAIST 등 국제연구팀, 관련 연구 결과 ‘사이언스’에 발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게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 구조를 만들었다.

인생과 달리 나노입자들은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는 역설적 현상이 확인됐다. 이를 응용하면 차세대 에너지·촉매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러 금속을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망가진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복잡한 조성이 더 균일한 나노입자(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수준의 매우 작은 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 연구팀이 경쟁적 반응성을 이용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을 규명했다.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는 역설적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KAIST]
국제 연구팀이 경쟁적 반응성을 이용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을 규명했다.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는 역설적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팀과 공동으로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규명했다.

나노입자는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multimetallic)’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구성 원소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의 크기와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단서로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의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이며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Composition-focusing, 여러 금속이 섞일수록 특정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게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 구조를 만들었다.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여겨졌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하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 연구팀이 경쟁적 반응성을 이용한 다성분 나노입자 형성을 규명했다.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는 역설적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KAIST]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윤지수 박사과정생, 스탠포드대 재료공학과 Jinwon Oh 박사,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스탠포드대 화학공학과 Matteo Cargnello 교수(왼쪽부터). [사진=KAIST]

이번 연구는 KAIST 윤지수 박사과정생과 스탠퍼드대 오진원(Jinwon Oh) 박사가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다. KAIST 정희태 석좌교수와 스탠퍼드대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BASF(Badische Anilin- & Soda-Fabrik)와 서울대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Competitive reactivity drives size- and composition-focusing in multimetallic nanocrystals)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5월 8일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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