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쇼핑 업계가 생존을 위한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했다. 한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알짜 사업으로 불렸으나 TV 시청률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으로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다.
업체들은 오프라인 채널 인수부터 모바일 강화, 자체 브랜드(PB) 론칭 등 전열을 정비하며 탈출구를 찾는 데 한창이다.
![TV 홈쇼핑 방송 장면. [사진=롯데홈쇼핑]](https://image.inews24.com/v1/8bfc340c96a7db.jpg)
10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TV홈쇼핑 사업자(GS·CJ·현대·롯데·NS·홈앤·공영)의 지난해 방송매출액은 2조6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3조286억원)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액은 18조5050억원에 그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4.2%를 기록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21조원대를 유지하던 시장 규모가 해마다 줄어들며 본격적인 역성장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수익성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7개 사업자의 영업이익 총합은 4000억원을 밑도는데, 통계에서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된 수치인 2009년(4501억원)보다 낮다. 여기에는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송출수수료가 방송 매출의 70%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은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이후 콘텐츠 소비 자체가 TV 밖으로 이동하면서 비롯됐다. TV 채널 영향력이 강했던 과거에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으나 모바일·플랫폼 중심으로 소비 시장이 빠르게 바뀌면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들은 각자 도생하는 길로 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NS홈쇼핑이다. NS홈쇼핑은 지난 7일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SSM 산업 역시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CJ온스타일은 커머스 콘텐츠 제작과 AI 고도화 등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팬덤 IP을 확장하고, 고관여 프리미엄 상품 경쟁력 강화한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프로야구, 영화 등 외부 IP와 협업한 숏폼 콘텐츠와 자체 개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GS샵도 모바일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쇼핑을 즐기는 '숏픽' 콘텐츠를 강화하고 AI 기술을 라이브 커머스에 탑재했다. 최근에는 GS리테일 그룹 슈퍼마켓(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한 시너지 확대에도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기동력을 높였다. 홈쇼핑 본업에 집중하고, 신규 비즈니스 확장 등 수익 구조 다변화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4일에는 업계 단독으로 남성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매드마르스'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은 신사업으로 해외 브랜드를 직접 들여와 키우는 패션 유통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프렌치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 정규 매장의 문을 열었다. 판권을 확보한 해외 브랜드 가운데 처음 선보이는 상설 매장이다. 최근에는 하절기 생방송 시작 시각을 오전 5시로 앞당기며 새벽을 공략하는 변화도 줬다.
업계에서는 변화한 미디어·유통 환경 속에서 업계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들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쇼핑 산업이 더 이상 TV 플랫폼 안에서만 소비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한국방송학회 '2026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TV홈쇼핑을 단순 유통채널이 아닌 방송·엔터테인먼트·광고 채널로 재정립하고, 콘텐츠 기획과 프로그램 품질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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