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양근 기자] 전북특별자치도의 현대자동차 9조 원 투자 등 미래첨단산업 기반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부재로 산업 생태계 완성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도에 따르면, 전북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국가실증단지가 조성 중이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전기안전연구원·재료연구원 등 에너지 분야 연구 기관이 집적해 있다.

그러나 에너지 R&D 과제를 기획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수도권에 위치해 현장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증단지 조성 사업을 직접 수행하면서도 주관 기관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구조적 모순이다.
평가원이 전북에 자리할 경우 에너지 R&D 기획부터 실증·사업화까지 한 지역에서 완결되는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수소특화국가산업단지·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와의 시너지를 통한 에너지 특화기업 추가 유치도 기대된다.
정읍에는 첨단방사선연구소와 독성과학연구소, 방사선 기업지원 인증기관 등이 위치해 방사선 원천기술 연구와 비임상 시험 기반은 갖춰진 상태다. 반면 임상과 치료 단계를 담당할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없어 연구에서 산업화로 이어지는 고리가 단절돼 있다.
현재 의학원은 서울 본원과 부산 분원만 운영 중으로, 서남권에는 방사선 전문 의료기관이 전무하다.
원자력의학원이 유치되면 연구-비임상-임상-치료로 이어지는 방사선 전주기 클러스터가 완성되고, 2030년 17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방사성의약품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서남권의 방사선 비상진료 공백을 해소하는 공공의료 기능도 동시에 확보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경우 현재 전북분원이 운영 중이며, 바이오·이차전지·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원과 협력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본원이 서울에 있어 인력·장비의 통합 운용이 어렵고, 협력 사업도 분산 운영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전북은 대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10개의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집결한 지역으로, KIST 본원 유치 시 구심점 역할이 가능하다.
본원이 전북으로 이전해 분원과 통합되면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광역 연구개발특구 편입을 통한 기술사업화 지원 확대와 연구소기업 설립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부지 확장에 한계가 있는 서울 홍릉보다 전북이 KIST의 성장 여건 개선에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고등과학원’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전(KAIST)·대구(DGIST)·광주(GIST)·울산(UNIST) 등 주요 거점 도시들이 기초과학 연구 기관을 보유했지만, 전북은 수학적 모델링과 계산과학을 전담하는 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국가 R&D 지원 규모가 연간 1조 원을 넘어선 전북의 혁신 인프라에서 기초과학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은 구조적 약점으로 꼽힌다.
고등과학원이 전북에 들어서면 피지컬AI·재생에너지·바이오 등 지역 핵심 산업과 접목돼 원천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단순 생산·실증 기지를 넘어 국가적 지식생산 거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KIST와 함께 제2의 홍릉 연구단지로 조성하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현장의 연구·실증 인프라는 갖춰지고 있지만, 이를 기획하고 사업화로 연결하는 기관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완성에 어려움이 있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단순한 기관 배치가 아니라 전북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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