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울산 지역 구조개편 논의가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장기화되고 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상반기 중 밑그림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기업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논의가 다시 원점 수준에서 맴도는 분위기다.

19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이 참여 중인 울산 지역 구조개편 논의는 현재까지 최종안 도출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주요 방향성이 확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내 최종안 제출 수준의 원론적 입장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연내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이와 중동 정세에 따른 원가·수급 불확실성으로 논의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사실상 협의가 공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3사는 당초 올해 1분기 내 구조개편 최종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논의 일정이 늦춰졌다. 여기에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 역시 에너지 수급 대응 등에 정책 역량을 우선 투입하면서 구조개편 논의는 상반기 내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답보 상태가 이어졌다.
구조개편의 핵심 변수로 거론돼온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가 오는 6월 기계적 완공을 앞두면서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될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 물량은 구조개편에 따른 감축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부 생산라인 통합과 설비 교환, 합작법인(JV)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돼왔다. 다만 각사별로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면서 세부 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CC 운영 방식과 지분 구조, 투자 부담, 인력 재배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업체마다 처한 사업 환경이 다른 점도 구조개편 속도를 늦추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유 기반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에쓰오일과 달리 대한유화는 석유화학 비중이 절대적인 데다, SK지오센트릭 역시 친환경·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병행하고 있어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재까지 충남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추진한 ‘대산 1호’ 사업재편안이 정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여수산단에서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이 참여한 구조개편 최종안이 제출됐으며, LG화학과 GS칼텍스가 참여하는 ‘여수 2호’ 프로젝트 역시 연내 최종 승인을 목표로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 내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만큼 연내에는 어떤 형태로든 구조개편 방향성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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