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올해 취임 5년째를 맞은 김연수 한컴 대표가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AI 전환을 핵심 동력으로 내세워온 김 대표는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하고 36년간 유지해온 '한글과컴퓨터' 사명까지 바꾸며 “더 이상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9b2f73235aa1d.jpg)
한컴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AI 전환의 실질적 성과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 직후 아이뉴스24와 만나 “36년 된 회사다 보니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더 이상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선언은 내부에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MS 코파일럿 등장 전부터 기존 오피스 엔진을 뜯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이후 AI 기반 제품을 빠르게 만들면서 내부 설득이 이뤄졌고 조직 분위기도 급격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스스로를 오피스 개발자라고 했던 직원들이 이제는 AI 개발자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그게 가장 큰 내부 변화이자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범용 AI 플랫폼 경쟁 대신 특정 산업군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려면 특정 버티컬에 깊게 들어가야 한다”며 "한 산업군에서 시작해 파생적으로 몇 개 산업군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3개 정도 후보 산업군을 놓고 규모 있는 인수(M&A)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틱 OS 6월 베타 출시…한컴오피스 재편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두 가지 중대 결정을 발표했다. 첫번째는 AI 기업으로 전환이다. 구체적으로는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이다. 소버린 에이전틱 OS란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AI 에이전트를 운용하는 기업 운영 체계다.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 등 보안에 민감한 영역에서 빅테크 클라우드 대신 AI를 자체적으로 통제·운용하는 방식으로, 자체 LLM 개발 없이 고객이 원하는 AI 모델을 직접 선택·통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직접 최적의 AI 모델과 시스템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한컴이 정의하는 소버린"이라고 말했다.
이를 구현하는 실제 제품이 '에이전틱 OS'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 생성·관리·공유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자체 LLM 없이 고객이 원하는 AI 모델을 직접 선택·통제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오는 6월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하반기 실제 고객 환경 검증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한다. 전사 인력의 30%가 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번째는 글로벌 진출이다. 36년간 이어온 '한글과컴퓨터'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컴은 단순한 약칭의 공식화가 아니라 '국내용 PC 패키지 워드프로세서 기업'이라는 틀을 완전히 깨고 글로벌 AI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한글과컴퓨터라는 이름은 한국어 문서 처리의 표준을 만든 위대한 출발점이었지만, 이제 한컴이 다루는 영역은 문서를 넘어 데이터로, 컴퓨터를 넘어 AI 에이전트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2~3년 주기로 연식을 붙여 출시하던 오피스 제품 정책도 폐지했다. '한컴오피스'는 2024가 마지막 연식 버전이 되며 앞으로는 AI 기능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글로벌 AI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한컴이 추산한 2030년 소버린 에이전틱 OS 글로벌 유효시장(SAM) 규모는 약 70억~100억달러, 한화 10조~14조원에 달한다.
첫 타깃은 유럽이다.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유럽연합 AI법(EU AI Act)이 동시에 작동하는 유럽은 소버린 AI 인프라 수요가 가장 빠르게 제도화된 시장으로 글로벌 소버린 AI 인프라 시장에서 유럽 비중은 34.2%로 세계 1위다.
한컴은 폴란드 SI 파트너, 폴란드·프랑스 정부 공인 R&D 기업, 중유럽 IT 컨설팅 파트너 등 유럽 현지 3사와 MOU를 체결했거나 앞두고 있다.
AI 매출, 1년 만에 0.04%→11.21%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378f1b9fbc2f0.jpg)
한컴의 AI 기업으로 체질 개선은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한컴은 간담회에서 AI 매출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2025년 별도 매출은 1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김 대표는 "매출의 양적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성장을 AI가 견인했다는 사실"이라며 "증가분 162억원 중 절반 이상인 54.6%가 AI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6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AI 매출 비중은 11.21%에 달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0.04%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된다. 김 대표는 "AI 패키지 출시 1년도 안 돼 전체 B2B 고객의 4.2%가 도입했으며 SaaS 갱신 고객 중 54%가 AI 패키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36년간 자랑스럽게 지켜온 사명과 성공 문법을 우리 손으로 파기한다"며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 이것이 한컴으로서 앞으로 36년을 이끌 비전"이라고 말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3ea3b7ad78a3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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