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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합의안 조합원 투표 자격 놓고 '노노 갈등' 심화


초기업노조 “공동교섭단 탈퇴해 투표권 없어”
동행노조, 자체 투표 강행…“DX 패싱” 반발
법조계 “찬반투표는 내부 절차…대법원도 유사 판단”

[아이뉴스24 권서아·황세웅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대해 22일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의 투표권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노노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이번 잠정합의안은 공동교섭단과 사측 간 체결된 것”이라며 “체결 시점 기준 공동교섭단 참여 노조만 투표권이 있다”고 밝혔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20일 밤 10시 40분경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하고 서명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 [사진=권서아 기자]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20일 밤 10시 40분경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하고 서명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초기업노조·전삼노·동행노조 등 3개 노조로 구성됐지만, 동행노조는 DX(완제품) 부문 요구안이 교섭 과정에서 DS(반도체) 부문 대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난 4일 공동교섭단 탈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 위원장은 “동행노조는 지난 5월4일 공동교섭단 참여 지위를 상실했다”며 “공동교섭단에 참여하지 않은 노조 조합원에게는 투표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20일 밤 10시 40분경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하고 서명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 [사진=권서아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 등 DS 부문 사장단이 지난 15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사무실을 찾아 최승호 위원장(왼쪽 두 번째) 등 노조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동행노조는 이와 상관 없이 이날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 기간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다.

동행노조 측은 “초기업노조가 최근까지 투표 참여 관련 메일을 2차례 보내놓고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DX 부문 의견을 또다시 배제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 관계자들은 22일 낮 12시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정문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동행노조 조합원을 찬반투표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동 교섭단으로 함께 교섭에 참여해 온 동행노조 조합원들을 배제하는 행위는 위법이자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중에 법적으로 권리 다툼을 했을 때 동행이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나오게 되면 지금 진행되는 모든 찬반 투표가 다 무효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으면 동행을 제외시켜도 된다"고 말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20일 밤 10시 40분경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하고 서명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노동조합 수원지부(SECU)와 동행 노조가 22일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정문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

법조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투표권’ 자체보다 공동교섭단 구조와 내부 절차 문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손익찬 변호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노동조합법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다”며 “노조위원장이 임의로 합의하는 것을 막기 위한 내부 통제 성격이 강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조를 보면 초기업노조가 사실상 (전삼노를 대신해)교섭권을 행사한 형태로 보인다”며 “동행노조를 투표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단체협약 효력이 바로 무효가 되는 구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전문 변호사는 “동행노조를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교섭단 내부 절차 문제”라며 “동행노조가 지난 4일 공동교섭단 이탈 의사를 전달했고, 이후 공동교섭단 소속이 아닌 상태에서 잠정합의안이 체결됐다는 게 초기업노조 측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교섭단이 체결한 안건인 만큼 공동교섭단 내부 노조원을 대상으로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라며 “동행노조가 탈퇴하지 않았다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투표권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역시 교섭대표노조가 자체 조합원을 상대로만 찬반투표를 진행했다고 해서 곧바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보지는 않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20일 밤 10시 40분경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하고 서명하고 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재원 전삼노 정책기획국장.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노사 교섭이 진행된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청사 모습. 노사는 20일 밤 10시 30분경 4층 회의실에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20일 ‘투쟁지침 3호’를 통해 총파업을 유보하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후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동행노조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투표권 논란이 본격화됐다.

최근 사내 메신저와 익명 게시판 등에는 ‘DX 패싱 반대’, ‘합의안 부결’ 등의 문구를 이름이나 프로필 상태메시지에 게시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경영성과급은 주주 권한 사항”이라며 “주주총회 승인 없이 지급되면 협약 무효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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