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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삼성 성과급 방식 요구 대기업으로 점차 확산


현대차·HD현대重·LGU+ "실적만큼 나눠달라"
카카오도 공동파업 기로…삼성 계열사도 술렁

[아이뉴스24 권서아·최란 기자]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 마련 요구가 주요 대기업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상한 없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도'를 처음 도입한 뒤 올해 상반기 내내 삼성전자 노사가 이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며 사회적 이슈의 블랙홀이 된 여파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7일 '2026년 임금·단체협약안'을 체결했다. 지난 20일 밤 극적으로 잠정안에 합의한 뒤 일주일 만이다. 합의안의 핵심 골자는 반도체(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를 한시적으로 신설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관계자들과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법무법인 대정 변호사(가운데)가 지난 26일 오전 8시 40분경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관계자들과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법무법인 대정 변호사(가운데)가 지난 26일 오전 8시 40분경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에 앞서 비슷한 성과급 제도를 대규모로 도입한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성과급의 상한을 폐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이 방식을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부러움을 사긴 했지만 큰 논란은 없었다. 직원별 성과급이 평균 1억5천만원 정도였고 "메모리 업황 특수 사례"를 감안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하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영업이익이 폭증하고 인당 성과급이 수억원에서 1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 안에서는 노노 갈등이 발생하고, 정치, 산업, 노동 전 분야로 논란이 확산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사 합의로 일단 최악의 갈등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지만, 현대차·HD현대重·LG유플러스 등에서는 이제 논란이 시작됐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경우 노동조합들이 상당수 이를 따라갈 태세다.

현대차 "순익 30%"…조선·통신업계도 확산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6일 사측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상여금 지급률 확대, 주 4.5일제 도입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관계자들과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법무법인 대정 변호사(가운데)가 지난 26일 오전 8시 40분경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6일 울산공장에서 2026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교섭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올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업황 회복으로 흑자 규모가 커지자 "성과를 현장과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LG유플러스 노조도 지난 21일 열린 4차 본교섭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생산성격려금(PI)·성과급(PS)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에서도 실적 연동형 성과급 체계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내부도 술렁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도 최근 성과 보상 체계와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3월 임금협상 잠정합의 과정에서 '최고실적 동기부여 프로그램' 관련 논의를 하반기 이어가기로 사측과 합의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회사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인데 반도체처럼 별도 특별보너스 체계는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에서는 지난달 임금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재원 기준을 두고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유지'와 '영업이익 10% 연동' 가운데 하나를 임직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투표는 올해 안에 진행해 내년 성과급 체계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논의했지만 아직 투표 시기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창사 이래 첫 파업 기로…오늘 2차 조정

정보기술(IT)업계에서도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파업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카카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조정 결과에 따라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의 첫 공동 파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관계자들과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법무법인 대정 변호사(가운데)가 지난 26일 오전 8시 40분경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카카오 노조가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지회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카카오 공동체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를 모두 가결했다. 이미 일부 계열사는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로, 이날 카카오 본사까지 조정이 결렬될 경우 공동 쟁의권이 완성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반영 기준이다. 노조 측은 "경영진에는 수십억원대 성과급이 지급됐지만 직원 보상 기준은 불투명하다"며 성과급 산정 구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이 500만원 상당 RSU를 성과급에 포함하려는 데 대해서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노란봉투법 시행 따라 협력업체로 확산될 수도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를 계기로 하청노조가 원청에 성과 배분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원청과 하청 간 교섭 범위를 넓히는 취지의 법안으로, 삼성전자처럼 협력업체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향후 성과 배분과 관련한 추가 요구나 유사 쟁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문제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청 구조를 둔 국내 기업 전반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통과됐지만 실제 핵심 쟁점은 결국 법원 판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개정안의 핵심인 '실질적 지배·결정' 기준이 아직 모호해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해석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사용자 범위와 손해배상 책임 등을 둘러싼 소송이 사실상 법 적용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도 제도 변화에 대응은 불가피하지만, 현장에서 해석 혼선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도 "원·하청 간 격차 해소와 노동자 권익 보호라는 법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이 지금보다 더 높아진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고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상 판단에 대한 파업 제한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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