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폐점을 예고한 일부 임대점포에 장기간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입점점주들로부터 전대료(재임대료)는 받아와 불법으로 부당이득금을 수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책임 회피식 기업회생으로 지역사회에 연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는 전날 폐점을 예고한 점포 중 하나인 잠실점에 약 1년 치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에는 임대료 인하 합의가 결렬되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재 쌓인 미지급 임대료는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잠실점 임대인 측은 밀린 임대료를 받기 위한 법적 판단을 구하고자 법원에 차임 등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인용 결정을 내렸으나 홈플러스는 이의신청을 내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주지 않은 기간 입점점주들로부터는 전대료를 받아왔다는 점이다.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영업을 지속한 '불법점유' 상태에서 전대료를 받아온 건 '부당이득금'에 해당한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온다.
잠실점 임대인 측은 "임대차·전대차 계약이 해지돼 부당이득금을 받을 법적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개월 동안 입점점주들에게 계약 해지 상태임을 통보하지 않은 채 전대료 수취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영난에 시달린 임대인 측은 홈플러스와 지난 3월 임대차계약 변경합의서를 체결하고 법원의 승인을 받았다. 홈플러스가 그간 밀린 임대료를 12개월분으로 나눠 지급할 테니 소송을 취하해달라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지면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1회차부터 지급을 미루더니 3회차 임대료는 약속된 지급일이 지났음에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가 잠실점 입점점주들과 개별적으로 전대차 명도(해지) 합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 중단에도 입점매장은 정상 영업한다고 공지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A 점주는 "홈플러스 관계자가 폐점 공지 전부터 '어차피 나가야 한다', '남아있으면 추후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문을 닫은 데 이어 입점점주들을 내보내 이번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대료 지급 지연과 불법점유에 따른 부당이득금 반환 논쟁 등이 불거지는 것을 의식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잠실점 외에도 비슷한 사례를 겪고 있는 임대점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전날 잠실점을 포함한 37개 점포의 폐점을 확정했는데, 폐점 매장 중에는 이미 임대차 계약 해지가 예정된 곳이 다수 포함됐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기한(7월 3일)을 앞두고 회생안을 수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수정안에는 추가 폐점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점을 포함해 대규모 폐점을 사전에 계획한 게 아닌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홈플러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임대인, 전차인, 협력사, 직원들이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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