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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4박5일 동안 한국과 함께 그린 미래 설계도


"반도체·제조·AI 역량 모두 갖춰...美中 이은 AI 3강"
삼성·SK·LG·현대차·네이버·두산 등 AI 생태계 포섭
"AI 인프라 아직 부족"…한국형 AI 팩토리 구축 주문

[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이한얼 기자] "미국이 인공지능(AI) 1위, 중국이 2위라면 한국은 3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반도체와 중공업, 소프트웨어, AI 연구 역량을 모두 갖춘 국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5일 방한해 9일 출국하기까지 4박5일 동안 밤낮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 그의 말 한 마디를 뽑으라면 단연 이것이다.

많은 나라 중에 왜 한국에 그토록 공을 들이고 있는 지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황 CEO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박정원 두산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을 차례로 만났다.

한국 AI 연구의 산실인 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원도 찾았고, 국내 AI·로봇 기업 관계자들과도 별도 행사를 진행했다.

홍대 삽겹살 모임, 제2의 깐부회동, 프로야구 시구 등 화려한 공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반도체와 로봇, 자동차,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연구 인력까지 AI 산업을 구성하는 핵심 축을 모두 찾은 셈이다.

AI 생태계 핵심 축 구성할 삼성·SK·현대차·LG·네이버

황 CEO가 찾은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구축하고 있는 AI 생태계의 핵심 축과 연결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반도체 공급망을 담당한다. LG와 현대차 그리고 두산은 로봇과 피지컬 AI, 네이버는 AI 서비스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와 국내 스타트업들은 AI 인재와 기술 생태계의 중심축이다.

황 CEO는 이날 SK하이닉스와 2년 이상의 메모리 장기 공급계약(LTA)을 공식화하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LG와의 회동에서는 로보틱스와 미래 데이터센터, 냉각 및 전력 기술 협력을 직접 언급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현대차]

현대차와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인공지능(AI) 팩토리 등 AI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새만금 AI 밸리'에 참여하기로 했다.

두산과는 피지컬AI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의 전자 BG(비즈니스그룹)는 엔비디아에 AI 가속기의 핵심 소재인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기도 한다.

네이버와는 AI·클라우드·로보틱스 등 3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한국 기업들 역시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유지해야 하고, 삼성전자는 HBM4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반등이 필요하다. LG와 현대차는 로봇과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으며,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소버린 AI 구축을 추진 중이다. 두산은 그룹의 핵심 역량을 AI에 모으고 반도체 생태계 편입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플랫폼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이들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GPU 기업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황 CEO가 이번 방한에서 AI 팩토리와 데이터센터를 반복적으로 언급한 배경에는 최근 엔비디아의 사업 전략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칩 스타트업 그로크(Groq) 인수 추진, 오픈AI 투자, 광학 기업 루멘텀과 코히어런트 투자,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투자 등을 통해 반도체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GPU 공급 기업을 넘어 반도체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전력, AI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젠슨황 [사진=tvN ]

한국서 찾은 것은 'AI 국가'의 마지막 퍼즐

흥미로운 점은 황 CEO가 한국의 강점과 함께 부족한 점도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이다.

그는 SK와 LG 방문 일정에서 공통적으로 한국의 AI 인프라 부족을 지적하며 "반도체 산업에 팹(Fab)이 필요했던 것처럼 AI에도 AI 팩토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업, AI 인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연결할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공백을 메우는 방식의 협력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러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리서치본부장은 "생성형 AI는 데이터센터 중심 산업이지만 피지컬 AI는 다르다"며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업 기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력과 제조업 경쟁력, 로봇 개발 역량을 모두 갖춘 국가는 많지 않다"며 "미국의 주요 우방국 가운데서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사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경기에서 시구를 마치고 시타로 나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박철순 파이낸셜리서치 대표는 "미국은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은 압도적이지만 제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한국은 제조업과 SW 역량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추구하는 AI와 로보틱스,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현하려면 반도체와 제조업 기반이 필수"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기업이 없으면 엔비디아의 청사진도 완성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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