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 중 게임산업에 할애한 비중은 적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게임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대중에게 알리는 한편 피지컬AI 협력에 이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가 이번 방한에서 게임업계와 회동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소개한 신 제품이 있다. 아시아 최대 IC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서 처음 선보인 슈퍼칩 'RTX 스파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AI PC 라인업으로 미디어텍·TSMC 3nm 공정으로 공동 개발한 첫 AI PC용 칩 'N1X'를 탑재했다. 올 가을 출시를 앞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 캠프’를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난 뒤 페이커 선수에게 받은 유니폼을 꺼내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27c95740414c9.jpg)
젠슨 황은 방한 첫 일정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의 만남에서 RTX 스파크를 현장에서 소개하고 즉석 추첨을 통해 현장을 찾은 2명에게 RTX 스파크 교환권을 선물해 이목을 끌었다. 젠슨 황은 CEO는 RTX 스파크를 가리켜 “이는 PC의 재창조이자 새로운 PC의 시작"이라며 "이 아키텍처는 AI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7일 강남 신논현 인근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택진 엔씨 대표를 연쇄 회동할 때도 RTX 스파크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젠슨 황은 RTX 스파크 플랫폼에서 '배틀그라운드'와 '아이온2', '신더시티'를 구동하며 게임팬들에게 자체 플랫폼의 성능을 알렸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이 한국 게이머를 상대로 신제품 '판촉 사원'을 자처한 셈이다.
이는 2000년대초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들이 마케팅 협업을 펼쳤던 당시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령 엔씨는 과거 2003년 '리니지2' 출시 당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FX 5600' 2만장을 직접 매입해 전국 PC방에 특가로 공급하는 유통 협업을 펼치기도 했다. 고사양 최신 게임과 최신 게이밍 플랫폼의 공생 관계가 2026년에 또다시 재현된 양상이다.
차세대 먹거리 피지컬AI 분야서도 실리 챙겨
젠슨 황은 국내 게임업계 회동을 통해 피지컬AI 분야에서도 실리를 챙겨갔다. 피지컬AI는 로봇·자율주행차 등의 시스템이 실제 물리 세계에서 사물을 인지하고 복잡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와 크래프톤이 적극적으로 해댱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엔비디아 역시 최근 로봇·자율주행·디지털 트윈을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하며 자체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인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는 국내 AI-로봇 스타트업과 관련 대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크래프톤과 엔씨의 AI 자회사인 NC AI도 이날 젠슨 황과 여러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게임뿐 아니라 AI 영역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역시 "2000년대 초부터 20년 넘게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과 국내에서 함께 게이머를 만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 엔씨의 신작 개발 및 AI 연구 관련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차세대 AI로 전망되는 피지컬AI 구현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가 온라인 상에서 구동되는 게임"이라며 "우리 게임사들도 엔비디아와 협력하되 얻을 건 얻어낼 수 있는 대응 전략과 포지셔닝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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