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보령이 프랑스 사노피의 항암제 '탁소텔' 사업권 인수를 마무리하며 LBA 전략을 해외로 넓힌다. 1990년대 출시된 장수 의약품인 만큼 폭발적인 성장보다 안정적 현금 창출과 수익성 개선을 겨냥한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령 본사 전경. [사진=보령 제공]](https://image.inews24.com/v1/1d3b5d34bbbcf4.jpg)
9일 보령에 따르면 이번 인수 대상 지역은 한국·중국·독일·스페인 등 총 19개국이다. 단순 판매권 확보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탁소텔 사업권을 통째로 가져온 구조다. 이달부터 실적에 반영된다.
탁소텔은 '도세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항암제다. 1995년 유럽에서 처음 허가를 받은 뒤 1996년 미국, 1998년 한국에서 승인됐다.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에 쓰인다.
탁소텔의 작년 글로벌 매출은 7000만 유로(약 1154억원)에 달한다. 다만 보령이 넘겨받은 19개국 사업권의 매출 규모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보령이 2020년부터 추진해 온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연장선이다. LBA는 특허가 만료됐지만 의료 현장에서 꾸준히 쓰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들여, 판매뿐 아니라 허가와 생산까지 내재화하는 방식이다.
앞서 보령은 2020년 LBA 첫 품목으로 일라이릴리의 항암제 젬자를 확보한 뒤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항암제 알림타의 국내 권리를 차례로 인수했다. 이후 이들 품목 모두 자사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성과도 나타났다. 젬자는 2024년 국내 젬시타빈(젬자 성분) 시장에서 점유율 62.6%를 기록했고, 작년 1분기에도 63% 수준을 유지했다. 자이프렉사도 지난해 2분기 매출이 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3.9% 늘었다.
탁소텔은 LBA 전략의 무대를 해외로 넓히는 첫 사례다. 기존 젬자와 알림타가 국내 시장 중심이었다면, 탁소텔은 19개국 사업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크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탁소텔 점유율은 64.7%였다. 제네릭(복제약) 디탁셀 점유율 13.8%와 매출 약 50억원을 토대로 역산하면, 국내 도세탁셀 시장 규모는 360억원 수준이다. 이를 적용한 탁소텔 국내 매출은 230억원대로 추산된다.
결국 인수 효과는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에서 갈릴 전망이다. 보령이 젬자·자이프렉사·알림타를 자사 생산으로 전환하는 데 2~3년이 걸렸던 만큼, 탁소텔도 생산 내재화 속도가 현금 창출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탁소텔의 처방 기반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도세탁셀은 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된 항암 성분"이라며 "국내에서는 오리지널약 선호도가 높은 데다 수십 년간 축적된 임상 경험과 브랜드 신뢰도가 있어 일정 수요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제네릭 디탁셀은 보령의 품목이다. 공정위는 보령의 탁소텔 사업권 인수를 승인하면서 디탁셀 영업 관련 자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보령이 국내 도세탁셀 시장 1·2위 품목을 함께 보유할 경우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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