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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두뇌·中 몸체 결합…젠슨 황의 휴머노이드 승부수


엔비디아, 유니트리 H2 Plus 기반 로봇 플랫폼 공개
"로봇 제조보다 생태계" 휴머노이드판 안드로이드 전략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중국 로봇 몸통, 싱가포르 로봇 손, 미국 반도체로 구현한 두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완'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형태다.

엔비디아가 GTC 타이완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작동 영상. 몸통은 중국 유니트리.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GTC 타이완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작동 영상. 몸통은 중국 유니트리. [사진=엔비디아]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휴머노이드 로봇 'H2 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맡는 방식으로 로봇 시장에 접근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완성형 휴머노이드 제조사가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공개는 현재 휴머노이드 산업의 공급망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은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중국은 로봇 하드웨어를 담당한다. 여기에 싱가포르 기업 샤르파 로보틱스(Sharpa Robotics)가 로봇 손 기술을 공급했다.

레퍼런스 로봇에는 유니트리의 H2 플러스 몸체와 샤르파 로보틱스의 로봇 손, 엔비디아의 AI 학습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 물리 AI 학습용 시뮬레이션 플랫폼 코스모스(Cosmos), AI 반도체 기술 등이 적용됐다.

엔비디아가 GTC 타이완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작동 영상. 몸통은 중국 유니트리.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GTC 타이완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작동 영상. 로봇 손은 싱가포르의 샤르파 로보틱스. [사진=엔비디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엔비디아가 유니트리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테슬라와 피겨AI(Figure AI) 등 미국 기업들은 아직 대규모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반면 유니트리는 이미 휴머노이드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AI 플랫폼 확산을 위해 실제 공급이 가능한 하드웨어 파트너가 필요했던 셈이다.

황 CEO는 이번 GTC 타이완에서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를 '피지컬 AI(Physical AI)'의 핵심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로봇 시스템과 피지컬 AI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데이터"라며 데이터 수집과 생성, 시뮬레이션, 학습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스마트폰 시장의 안드로이드 전략과 유사한 시도로 보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제공하고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생산했던 것처럼 엔비디아 역시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아이작 그루트를 통해 데이터 수집과 학습, 배포를 지원하고 코스모스를 통해 가상환경 학습 체계를 제공한다. 로봇 제조사는 이를 활용해 각자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AI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만난 싱가포르 샤르파의 '포커로봇'. 얇은 카드를 손끝으로 잘 잡아낸다. [사진=박지은 기자]

황 CEO의 최근 한국 방문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한국의 다음 큰 산업은 로보틱스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황 CEO는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뿐 아니라 두산로보틱스, 로보티즈, 에이로봇, 리얼월드(RLWRLD) 등 국내 로봇 기업들도 자리했다.

지난 8일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목표는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휴머노이드 생태계의 표준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로봇 업계의 경쟁은 누가 더 좋은 로봇을 만드느냐보다 어떤 AI 플랫폼 위에서 움직이느냐의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전자 갤럭시가 살아남았지만 운영체제는 결국 구글에 의존하게 됐다"며 "로봇 기업들도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로 남게 될지 고민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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