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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잘 되는데 환율 왜 안 떨어지나"…전문가들이 꼽은 이유


대미 투자·외국인 자금 이탈에 달러 공급 감소
"고환율 일시 현상 아닌 구조 변화…기업 투자환경 개선 필요"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흐름과 대미 투자 확대, 잠재성장률 하락 등 구조적 요인이 원화 약세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중동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환율 변화를 슬기롭게 대응해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수출 호조에도 환율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배경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거와 달리 경상수지보다 자본시장 흐름이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와 환헤지 수요가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며 "최근 환율은 경상수지보다 자금 흐름에 의해 결정되는 성격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넘게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건전성부담금 면제 조치를 연장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조경엽 씨지엘경제연구원 원장은 대미 투자 확대와 성장 잠재력 둔화를 구조적 원인으로 꼽았다.

조 원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현지 투자를 늘리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기보다 현지 투자에 사용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과거처럼 수출이 늘면 환율이 안정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그는 또 "잠재성장률 하락은 원화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외국인들이 한국 자산에 투자할 유인이 약해지는 것이 원화 약세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공급망 재편이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는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해외 투자 확대와 원유 수입선 다변화도 달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에서는 고환율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환율은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며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를 끊고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해외에 적극 알려 대외 신인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센터장은 "대기업은 환율 상승 효과가 과거보다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며 "고환율에 기대기보다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조경엽 원장 씨지엘경제연구원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제시한 산업별 고환율 영향 표. [사진=박지은 기자]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 완화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환율이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다만 외국인 자금 흐름과 대미 투자 확대,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요인이 이어지는 만큼 과거처럼 수출 증가만으로 환율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욱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 성장률은 내년까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7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금융시장 리스크를 줄이고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경엽 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 투자 환경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이나 이익공유제 논의 등을 보면 기업 입장에서 한국에 계속 투자하고 싶은 환경인지 고민하게 된다"며 "환율과 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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