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보수 야권이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매개로 뭉치고 있다. 국민의힘 구친윤(친윤석열)계 의원부터 무소속 신분인 한동훈 의원, 개혁신당까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선거관리 체계와 선관이 조직에 대한 근본적 쇄신에 공감하되 '부정선거·재선거론'에는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번 공조가 향후 범보수 진영 내부 권력지형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연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6.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5fd84377659ca.jpg)
국민의힘 내 쇄신파 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성권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과 공동 주최로 '잃어버린 나의 한표, 흔들리는 민주주의-참정권 피해 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당권파를 제외한 보수 진영 인사들이 대거 출동해 선관위 개혁 시급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당내 최다선(6선)이자 지선 국면에서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주호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원내대표 시절 선관위 관계자들을 불러 질책했지만, 이들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공무원들에게 최초로 막말을 했을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모욕적으로 느낄지 몰라도 조직을 싹 다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3년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도 "제가 여당 당대표일 때 선관위 시스템의 외부 접촉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하니 (선관위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딱 끝낸 사건을 목도했다"며 "이 조직은 근본적으로 해체 수준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통제할 시스템을 꼭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이들과 톤을 맞췄다. 그는 "선관위가 이 정도 무능한 건 부패다. 차라리 뇌물을 받는게 낫다"며 "제대로 감시 받지 않는 조직이고 반드시 감시 받아야 한다. 법을 통해 추가로 감시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을 향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은 자신도 피해자인 것처럼 '원포인트 개헌'을 하지고 하는데, 이 대통령은 숟가락을 얹어 개헌 흐름을 만들 게 아니라 이 사태에 가장 책임을 느끼고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사람"이라며 "유능함이 무너진 보수정치가 (이를 통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는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내 일부 '재선거' 주장과는 명확히 거리를 뒀다. 주최자인 이 의원은 "(선관위 개혁 요구가)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연결되는 것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면서 "유권자의 참정권 박탈 및 침해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적 참정권을 행사한 유권자의 참정권을 다시 박탈할 수 있는 전면적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 또한 현행 헌법·법률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역시 "전면 재선거를 실시하면 정상적으로 투표한 분들의 참정권이 침해되거나 다시 투표할 수 있는 보장이 없다"며 "저와 개혁신당도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한 문제가 생긴 26곳에만 제한적 재선거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 문제를 다룰 때 민주당·개혁신당 지지자도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국민의힘 지지층, 심지어 그 안에서도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만 이 주제에 목소리를 내도록 동력과 범위를 축소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를 주축으로 4선의 윤재옥 의원, 3선 성일종·신성범·송석준 의원, 재선 권영진·박수영·엄태영 의원, 초선 곽규택·김장겸·이달희 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다수가 당내 중립지대에 위치한 의원들로, 선관위 개혁을 고리로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란 해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면 축사를 통해 뜻을 보탰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연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6.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6f7dfe910424c.jpg)
현재 입원 중인 장 대표 입장에선 이들의 연대가 향후 입지 확보에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공개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진영 내 '반장동혁계'의 세력화가 뚜렷해지면서 당무 복귀 이후 설 자리가 더 좁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한 의원이 발의한 1호 법안인 '감사원법 개정안(선관위를 감사원 감찰 대상에 포함)'에는 친한계, 쇄신파, 구친윤계를 막론하고 의원 31명이 대거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김기현 의원 등 구친윤계가 주축인 당내 공부 모임 '미래와 혁신'은 오는 24일 오세훈 시장을 초청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와 보수 정당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한 의원도 최근 이 모임에 가입했으나, 내일 행사에는 선약으로 인해 불참한다는 계획이다.
한 의원은 이날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는 말에 "2028년 총선에서 과반 획득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망친 시스템을 정상화시키고, 2030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는 게 보수 재건의 목표"라며 "그 목표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 등 당 운영 전반에 대해 "당대표가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 대표가 '레임덕'에 빠져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박대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6·3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공식 활동에 착수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도 개선에 방점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우선 위철환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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