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코인 시세조작 의혹'을 제기한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심을 뒤집었다.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 4일 경기도 안산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2026.6.4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033056ad29156.jpg)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5일 김 의원이 장 전 부원장을 상대로 낸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사건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단과 함께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당의 정치적 주장에 관해서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 사용에 의해 수사적으로 과장 표현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가볍게 그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같은 법리에서 장 전 부원장의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공적 인물인 고위 공직자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는 정치적 주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는 피고의 글 게시 전 상당한 액수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른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직전 그 대부분을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정보분석원은 원고의 코인 거래 내역 일부에 대해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했고, 검찰은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의 글 게시 및 발언 무렵 다수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자신에 대해 제기된 코인 시세조작 의혹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은 부분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판부는 "피고의 글 게시나 발언 무렵 다수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의혹의 주요 내용은 원고의 코인 거래 기간과 규모 등에 비추어 시세를 조작하거나 코인 상장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코인 거래 등을 통한 자금세탁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이었지만, 원고는 이에 대한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민주당에서 탈당한 후 상당기간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의혹이 증폭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원고가 코인 시세조작 의혹으로 입건된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이는 사후적 수사결과일 뿐"이라며 "원고가 같은 사안으로 피고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검사는 다수 언론 보도의 내용, 상당한 사회적 이슈가 된 사안인 점, 금융정보분석원의 수사의뢰 사실 등을 이유로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처분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김 의원의 '코인 시세조작 의혹'이 제기된 뒤 장 전 부원장은 자신의 SNS 게시판에 "김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런 인물을 최측근으로 두고 코인 시세조작에 가담한 이재명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며칠 뒤에는 패널로 출연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범죄자에게 언제까지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코인업체 관계자들마저도, 김 의원이 상장 내부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자금세탁 가능성이 보이는 거래 양태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이 장 전 부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동시에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김 의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장 전 부원장에게 3000만원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2심 역시 장 전 부원장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악의적으로 김 의원을 공격했다고 봤다. 다만, 배상액은 1000만원만 인정했다. 이에 장 전 부원장이 상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날 "이번 판결은 정당의 정치적 주장과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 그리고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와 비판에 관해, 그 표현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경기 안산 단원을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른바 '60억 코인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탈당했다. 국회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제명을 권고했으나 국회 윤리특위에서 부결됐다.
22대 총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에 합류해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으로 기용됐으나 2025년 12월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인사청탁성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사퇴했다가 두달 뒤 민주당으로 복귀, 대변인을 거쳐 지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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